[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에 광개토대왕릉비를 기증한 사업가는 천안시 불당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표건설(주) 정지표 대표이사(41)인 것으로 확인됐다.
태안 안면고등학교와 충남대 건축공학과(석사)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정 대표이사는 28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이번 기증이 고향에 대한 애향심 차원에서 이뤄졌고 사업적 이해관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대표이사는 특히 가세로 군수의 부탁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가 군수가 강조하고 있는 광개토 대(大)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표하기도 했다.
[정지표 지표건설(주) 대표이사 전화 인터뷰 전문]
-광개토대왕릉비를 기증한 배경이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제가 언론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매일매일 기사를 스크랩하고 있다. 3월 쯤 가세로 군수가 그런 사업을 하는데 진행이 잘 안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힘겨루기에 의한 것인지…. 그 전에는 가 군수를 알지도 못했다. (원래는) 지역에서 장학사업을 하려고 했었다. (광개토대왕릉비를) 내가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해서 추진하게 됐다.”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1회 추경에서 삭감된 예산이) 4억2000만 원이라고 하는데 공원조성 비용이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저는 돌을 굉장히 많이 다룬다. 생각한 금액보다 더 주긴 했지만 적정선에서 했다.”
-가세로 군수의 부탁이 있었나.
“먼저 부탁이 있었다면 제가 안 했다. (태안은) 말도 많고, 두 패로 나뉘어 아주 시끄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
- 광개토대왕릉비를 태안군의 상징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던 중) 복군(復郡) 30주년 CF를 봤는데, 광개토대왕을 모시거나 기리는 사업을 하자는 게 아니었다. 전라도나 경상도를 가 보면 도로가 안 뚫린 곳이 없다. 섬마다 다리가 안 놓인 곳이 없다. 가 군수는 더 잘 사는 내일을 군정 슬로건으로 정했다. 태안군도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마음이 맞아서 기증한 것이다.”
- 사업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제가 그래서 안 하려고 했다. 뜬금없이 태안군에 한 것이 아니다. 저의 활동을 보면 아실 것이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 천안에서만 30개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안에서 건물을 많이 지어왔지만 그런 건 없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잡음이 있을 순 있지만 그런 게 무서웠으면 하지도 않았다.
저 혼자 결정한 게 아니다. 지도층에 계신 분들의 의견도 들었다. 30대 초반에 ‘아너 소사이어티’(고액기부자 모임)에 가입하려 했지만 ‘돈 좀 벌었나 보다’라는 시선이 싫어 2014년에야 등록했다. 제가 천안에서 이런 기증을 했다면 ‘정 사장이면 할 만 하지’ 했을 것이다.”
- 끝으로 태안군민에게 한 말씀.
“저는 천안에서 활동하면서도 태안 사람이라는 것을 굉장히 강조해 왔다. 태안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자부심도 느낀다. 일부러 사투리도 ‘(고향이) 태안이유’하면서…. 여담이지만 여렸을 땐 ‘군수를 해 볼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외지에서 사업해서 그런지 애향심이 강하다. 앞으로도 (고향을 위한) 그런 역할을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