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가세로 태안군수와 ‘복군(復郡) 30주년 추진위원회’가 노력해 온 광개토대왕릉비 건립이 출향 기업인인 정지표 지표건설(주) 대표이사의 기부로 결국 성사된 가운데, 가 군수의 이해득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인사들 사이에서는 가 군수가 목표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정치적 부담은 커질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복군 30주년 기념 조형물로 추진된 광개토대왕릉비 건립은 지난 달 진행된 태안군의회(의장 김기두) 제258회 임시회에서 사실상 저지된 사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3월 18일 당시 군의회 예결특위 속기록을 보면 김영인 의원은 <굿모닝충청> 보도를 근거로 “백제의 땅인데 고구려 광개토대왕비가 맞느냐?”고 지적했고, 박용성 의원은 “분분한 군민의 여론과 타당성 등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경후 도시재생과장은 “백제냐 고구려냐, 삼국시대 당시 역사성을 비추려는 사항은 아니다”며 “한국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상이라든지 우리 군민의 역사적인 상징으로 삼으려고 정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복군 10주년, 20주년에도 기념비를 세웠느냐?”(김영인 의원) 문제 제기도 있었는데, 장 과장은 “그것까지는 파악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끝에 집행부가 1회 추경으로 올린 해당 사업비 4억2000만 원은 전액 삭감됐고, 부군수 관용차 교체비 삭감까지 겹치며 가 군수는 간부 공무원들을 향해 “군의원과의 면담 자제”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태안신문>을 비롯한 주요 언론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김기두 의장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지난 19일에는 군의회와 가 군수 등 집행부 간 만찬회동이 진행되면서 관계개선 분위기가 무르익기도 했다.
그러나 안면도 출신 정지표 대표이사의 기부로 지난 26일 오전 태안군문화예술타운 국민수영장 입구에 광개토대왕릉비가 세워지면서 군의회는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만에 하나 가 군수가 당초 계획대로 광개토대왕릉비를 군의 상징물로 추진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군수가 교체될 경우 해당 지자체의 슬로건과 상징물 등이 바뀌기 십상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지정 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지역 인사는 “군의회가 사실상 반대한 광개토대왕릉비 건립을 결과적으로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가 군수의 정치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자칫 ‘불통’의 이미지가 고착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광개토대왕릉비를 군의 상징물로 할지, 별도의 행사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