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태안지역 21대 총선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예비후보와 자유한국당 성일종 국회의원 간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지더니 이번에는 고발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첫 충돌의 시발점은 서산의료원의 서울대병원 전면 위탁을 둘러싼 입장차였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17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성 의원이) 서산의료원을 서울대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데, 몇 가지 논쟁점이 있다. 공론화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도립의료원은 의료의 공공성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 예비후보는 또 “공공의료기관인 서산의료원을 영리병원으로 바꾸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토론과 검토가 필요하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이틀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는 분이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출마회견에서 상대후보를 비난부터 하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가의료시스템부터 공부하시기 바란다”고 역공을 폈다.
그는 또 서울 보라매병원의 사례를 제시한 뒤 “조 예비후보는 서산의료원을 서울대병원에 전면 위탁해 ‘서울대 서산병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분명하게 답하라”며 1대 1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조 예비후보는 추가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이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 예비후보는 이달 16일, 한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및 대학병원 신설을 골자로 한 의료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성 의원의 주장과 그동안의 홍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재 점화 됐다.
성 의원이 밝힌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실제로는 서산의료원 파견을 위해 신규 채용된 의사들이고, 의료진 부족 등으로 지방의료원 전면 위탁 운영에 대한 계획조차 서울대병원이 가지고 있지 않다며 “그런 식으로 정치 안 했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연 것이다.
이에 대해 성 의원 측은 “서산의료원 전면 위탁은 서울대병원 측이 먼저 제안한 사안이다. 조 예비후보가 공약한 한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하면서도 공식 대응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래를 위한 청년연합’(청년연합)이라는 단체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17일 조 예비후보를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청년연합은 의전비서관과 제1부속비서관을 지낸 조 예비후보가 청와대를 나온 이후 ▲특별교부금 24억 원 확보 ▲어촌마을 뉴딜 300사업 서산‧태안 7곳 선정, 국비 445억 원 확보 등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언급한 뒤 “특별교부세와 국비확보에 조 예비후보가 관여했다면 이는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 김태흠 국회의원)도 19일 성명을 통해 청년연합의 고발 사실을 언급한 뒤 “특별교부금의 신청 및 교부의 결정과정, 정부 예산의 편성 또는 심의에 일체 관여할 수 없는 신분이었는데, 무슨 근거와 연유로 본인이 중대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또 “조 예비후보의 주장대로 특별교부금과 국비 확보 과정에 당시 청와대 비서관(제1부속실장)의 신분으로 관여했다면, 이는 직무 범위를 벗어나고 권한을 남용한 부적절한 행위가 아닌지 심히 의심된다”며 “금주 중 해당 의혹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정체불명의 유령 단체가 선거 때마다 불쑥 나타나 고발을 일삼는 일이 이번에도 발생했다. 구태정치의 전형으로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지저분한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집권여당 후보답게 정책과 비전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당 충남도당 등과 상의해 추가적인 대응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3전 4기에 나선 조 예비후보와, 문재인 대통령 최 측근의 국회 입성을 막아야 하는 성 의원 간 양보할 수 없는 일전(一戰)이 당분간 지속될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