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육군사관학교(육사) 경북 안동 유치 공약을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충남 민심을 다독일만한 카드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대선 본 투표일을 불과 7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이전까지 대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일정부분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월 1일 고향인 안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육사가 서울에 있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안동에는 약 40만평 규모의 옛 36사단 부지가 있으므로 육사를 이전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 역시 같은 날 육사 안동 이전을 비롯한 경북 발전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 “육군사관학교 안동으로”…양승조 충남지사 “재고해 달라”
그러자 양승조 충남지사는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매우 당혹스럽다”며 “급하게 제시된 지역 공약을 반드시 재고해 달라”고 강력 촉구했다.
민주당 충남선대위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도 4일 도청을 찾아 “충남을 비롯해 6, 7개 지역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책본부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2월 12일 독립기념관에서 가진 충남·충북 대선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동은 육사의 정신적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신흥무관학교와 큰 인연을 맺고 있다”며 공약 재검토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 충남도 역시 모두 만족할 만한 충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결코 (충남이) 피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이전해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28일 고향 유세에서도 “제가 안동에 육사를 유치한다고 공약했다가 혼도 많이 났다”며 “육사 유치를 추진하던 그 지역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나은 공공기관을 배치해 균형을 맞춰주면 되지 않겠나”라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이 후보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육사를 대체할 만한 그 어떤 카드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송영길 대표 “방위사업청 논산 이전” 현실성 의문…충남도 “전혀 논의 없어”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달 22일 논산 화지시장 유세에서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국방 관련 각종 기관을 이전해 논산이 국방과학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육사 이전을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대선이 끝나고 나면 당과 당선자가 합의해서 인수위원회에서 철저히 재검토해 정리하겠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게다가 방위사업청의 경우 ‘청(廳) 단위 등 중앙행정기관 대전정부청사 집적’이라는 이 후보의 대전지역 공약과 모순된 측면이 있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미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공약한 상태여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자칫 ‘한 뿌리’이자 주요 현안에 대한 공조를 이어오고 있는 충남과 대전이 방위사업청 유치를 놓고 불필요한 경쟁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결국 이대로 간다면 육사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논산시민과 충남도민의 입장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고려하지도 못한 채 대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충남도 관계자는 2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현재까지 ‘육사 논산 유치’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가 약속한 대안 등 후속 대책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