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김희수 건양대 총장의 ‘갑질 논란’이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건양대 교수진들이 무너진 교내 인권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건양대학교 교수협의회(이하 건양대교수협)는 30일 오후 6시 서대전역 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에는 건양대교수협 창립 동의서에 서명한 25명의 건양대 교수진이 참석했다.
교수협은 "재단의 눈치를 조금이라도 보지 않겠다는 의미로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를 중심으로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수협의 만장일치에 의해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재활퍼스널트레이닝학과 송기성 교수는 인사말에서 “25년여 동안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참아왔다”며 운을 뗐다.
송 교수는 “8월 말, 학과 교수회의를 하던 중 (김희수 총장의) 전화를 받았다. 회의를 하고 있다는 말에 ‘시키는 대로만 하는 노예 같은 것들이 회의는 무슨 회의?’라는 말을 들었다. 잠 못 이루던 그날 밤을 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학교의 머슴이라는 말은 수도없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노예로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두 딸의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사실은 아빠가 노예였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로서 떳떳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교수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비롯한 건양의 모든 구성원들의 철저히 유린당한 인권을 되찾고 싶다”며 “수많은 협박과 회유, 모함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함께 해 준 교수들, 그리고 건양의 어두운 일면을 비춰준 언론 등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건양대교수협은 창립 선언문을 통해 “오늘날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단기안적 구조개혁으로 인해 비즈니스 수행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그동안 자행돼 왔던 건양대 총장의 갑질은 개발독재형의 강압적 리더십, 이에 따른 학내 구성원들의 자기희생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개교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전근대적인 대학경영, 무너진 구성원들의 자존감,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소통의 단절, 근본적 대학역량의 약화 등 장기적 성과요인을 희생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뤘다”고 덧붙였다.
교수협은 “이제 건양대학교의 참교육 실천과 건전한 장기발전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전체 교수들의 민주적 의사결정 협의체를 출범하고자 한다”며 “소수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따르는 것이 아닌 모두가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건양대교수협은 총회를 시작으로 구체적 운영방안을 모색, 교직원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 유린 사례 수집해 학교 측에 정식으로 개선방안을 건의하고 개선 여부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