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에서 졸지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받게 된 안희정 충남지사의 그동안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 지사가 양성평등과 소수자 인권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가 큰 분위기다.
안 지사는 지난 달 2일 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월례회에서 “도청 내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분들이 있다면 도가 개설한 신고·상담센터를 적극 활용해 달라”며 “도지사가 책임을 지고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 내부의 성희롱 사건이 우리 사회를 크게 강타하고 있다”며 한 강조한 말이다. 당시 도청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풀이됐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이제 우리는 이러한 남성 중심의 인식에서 벗어나 인권의 관점에서 양성이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큰 전환점에 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또 지난 달 26일 인권조례 폐지안에 대한 재의 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은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을 수 없다. 인권은 양도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인류의 숭고한 가치”라며 “인권은 정쟁이나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특히 JTBC에 수행비서 김지은 씨가 출연해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기 직전인 5일 오전 월례회에서도 “우리는 오랜 기간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짓는 남성중심의 권력질서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이런 것에 따라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입으로는 인권과 성희롱 금지를 말해왔지만, 자신의 수행비서에게는 함부로 대해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지사를 지나치게 상왕처럼 모시는 분위기 때문이라거나 참모들의 직언을 안 지사가 싫어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을 거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