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여행용가방 감금 의붓아들 결국 숨져..."학대 지난해부터"
    [단독] 여행용가방 감금 의붓아들 결국 숨져..."학대 지난해부터"
    지난해 10월부터 학대 드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전문가도 속았다
    • 정종윤 기자
    • 승인 2020.06.0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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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본사DB/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둔 계모가 3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고 있다/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중태에 빠뜨렸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계모가 구속된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학대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계모 A(43)씨는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쯤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9)군을 플라스틱 여행용 가방에 가두는 등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7시간 가량 좁은 가방 속에 감금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결국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숨졌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거짓말을 하길래 훈육 차원 체벌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굿모닝충청> 취재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B군을 학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지난 달 5일 밤,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의료진은 B군 팔목 등에 멍이 난 자국을 보고 학대 정황이 보여 관련 사회복지사에 이 사실을 알렸다.

    사회복지사는 7일께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수사를 시작함과 동시에 8일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에 재통보했다.

    아보전은 13일께 B군 집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아동심리전문가(이하 전문가)가 머리 부상 원인에 대해 묻자 B군은 “욕실에서 씻다 비누에 미끄러져 일어서다 박아서 그랬어요”라며 답했다고 한다.

    이어 엄마·아빠에게 맞은 적이 있는지 물었고 B군은 “맞은 적이 있는데 언제 맞았는지 몇 번 맞았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아요”라며 말했다고 한다.

    뒤이어 전문가가 A씨를 상대로 자초지종을 묻자 “작년 10월 아이가 말썽을 핀다는 학교 선생님 전화를 받고 화가 나서 때린 적 있다”며 “훈육 차원에서 체벌한 것인데 잘못된 행동인 걸 안다. 반성하고 다음부터 그러진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심리상담을 교묘히 빠져나간 셈이다.

    전문가는 ‘아동체벌에 대한 인식’, ‘가해자의 성향(난폭성·잔혹성)’, ‘반성여부’, ‘조사에 협조적인가’ 같은 다양한 측면을 파악해 피해자와 분리조치를 하는데 A씨는 모든 것을 속였다.

    경찰은 이러한 전문가 회보(정식 공문)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해왔고 지난달 사건이 종결되기도 전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

    아보전이 경찰에 회보를 보낸 시점은 지난 달 18일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조사에서도 A씨는 “4차례 정도 ‘훈육 차원 체벌’로 B군을 때린 적이 있다”라며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보전 회보를 받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지어가는 단계였다. A씨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내부적으로는 ‘학대’로 결론이 나 있었다”며 “다만 분리조치 시킬만 한 부분은 전문가 의견서에 있지 않았고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B군 친부와 결합해 가정을 꾸렸다.

    B군을 학대할 당시 A씨 친자녀 2명도 함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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