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검찰 개혁은 인적청산 아닌, 권력분산이 핵심 ”
[굿:피플] “검찰 개혁은 인적청산 아닌, 권력분산이 핵심 ”
굿모닝충청이 만난 사람 5-② 이연주 변호사 “검사들 보직과 승진, 퇴직 이후 삶 좌우”
  • 이해준 기자
  • 승인 2021.10.12 10: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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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들까지 모두 왜곡돼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 굿모닝충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이슈의 선봉에서 올바른 가치 정립에 노력하는 인물들을 만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이연주 변호사,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이연주 변호사,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빼앗아야 했다.

첫 시작부터

……….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tvn 비밀의 숲 이창준의 유서 中]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장면 2> 전형적인 비리 검사였던 이창준(배우 유재명 )은 자신의 과오를 괴로워하며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대기업의 비리 증거를 후배인 황시목(배우 조승우)에게 넘겨 주고 생을 마감한다. [tvn 비밀의 숲 시즌 1 中]

우리는 간혹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과 혼동하는 경우들이 있다. 비밀의 숲 시즌1과 시즌2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황시목(배우 조승우)이라는 검사가 마치 현실에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검찰 개혁에 대한 염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재인 정부에서의 검찰 개혁은 완수하지 못했다.

왜 검찰 개혁이 좌초되었는지, 도대체 개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연주 변호사에게 검찰 조직과 검사에 대한 못다 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지난해 출간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은 검찰 조직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화제를 모았다. 변호사 활동에 불이익은 없는가?

책 출판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고, 그로 인하여 별다른 불이익은 없었다.

- 검찰 내의 특수부 검사들과 형사부 검사들은 경쟁관계 아닌가?

경쟁 관계라 볼 수 없다. 이제껏 검찰총장은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 했었다. 업무량과 인원수가 훨씬 더 많음에도 형사부 검사들은 조직 내에서 소외 당했다. 형사부는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을 결정하는 곳이고, 특수부는 인지수사를 시작으로 기소까지 담당한다. 물론 문재인 정부 들어서 형사부 검사를 우대했지만, 여전히 특수부를 견제할 만한 조직은 없다. 특수부는 검찰에서 여전히 이너서클에 해당된다.

- 검찰 내 감찰 부서도 있지 않은가?

검찰 내의 감찰 부서는 무력하다. 얼마 전 ‘한명숙 모해 위증 사건’ 진정 사건도 그러 하지 않았는가? 감찰 부서는 검사들이 한번 스쳐 지나가는 부서일 뿐이다. 만약 감찰 부서에서 해당 업무에 최선을 다한다면 조직 내에서 미움을 받을 것이고, 조직의 적이 된다. 그러다 보니 비위가 일어날 경우 사건을 덮는데 급급할 수밖에 없다.

판사 사찰 문건 당시에도 한동수 감찰본부장이 조사를 하려 했으나, 그 당시 감찰 3과에 소속된 검사들은 대검 내에서도 따가운 눈초리로 숨죽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재 검찰 내의 감찰 부서는 무력화 되어 있다.

- 검찰 조직의 적이 되면 안 되는 이유

예전에 어느 검사장이 있었다. 그가 지역에 유흥업소 사장들에게 접대를 받은 검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계좌까지 조사했었다. 그 이후 검사장은 퇴직을 하고, 전관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그 당시 검사들은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를 봐주지 않았다고 한다. 기소 독점권의 권한이 있는 검사들은 보통 전관 변호사들에게 선택적 기소를 통해 편의를 봐준다. 그래서 보통 검사장으로 퇴직하고 그 지역에서 변호사로 개업하면 돈을 많이 벌게 됨에도 불구하고, 검사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는 개업한지 6개월 만에 사무실 문을 닫았다는 얘기가 있다.

- 현재 조직 내 정치 검사 비중은 얼마나 될까?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검사들은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개인의 욕망에 따라 모든 검사는 정치 검사가 될 수 있다. 대학생 시절 민주화 운동권 출신의 검사라고 해 감찰 부서에 발탁했지만, 그 검사 또한 자신의 욕망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 승진과 보직에 대한 압박은 모든 검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검사들은 지방 근무를 두려워하는가?

어차피 검사들은 지방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 KTX가 다니는 곳인지 아닌지를 갖고 판단한다. 부산이나 대구는 KTX 라인이라 상관없겠지만, 통영 같은 곳은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곳이다.

지방의 근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검찰 조직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는 것을 가장 견디기 힘들어한다. 후배 검사 또한 소위 잘 나가는 검사와 못 나가는 검사를 구분해 대우할 정도면 승진과 보직에 대한 검사들의 스트레스는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 유독 검찰 조직에서 승진과 보직에 대한 욕망이 큰 이유는 무엇인가?

검사들은 엘리트 집단이다. 살아온 삶의 과정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다른 정부 기관은 퇴직 이후의 수입이 연관돼 있지 않지만 검사는 어느 부서에서, 어느 직책으로 퇴직하느냐에 따라 수입이 천지 차이다. 특수부 출신 변호사는 5억~10억씩 수임하고, 형사부 출신 변호사는 5백만원에서~1천만 원이다. 그러다 보니 검사들의 승진과 보직에 대한 욕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 도대체 검찰 개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인적 청산을 토대로 한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 법률과 제도로 개혁해야 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돼야 한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기소재량권의 폐해는 너무 크다. 똑같은 범죄 혐의가 있어도 입건만 하고 기소를 안 하는 경우들도 있다. 검찰에 우호적이냐에 따라 기소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법원에서 판사가 제동을 걸 수 있지 않은가?

예전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이 업무 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최 의원 측은 법원에서 검사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검사의 기소 재량권이라고 판단해 받아 들이지 않았다. 법원도 검찰의 권력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예전에 양승태 법원장의 사법 농단 혐의로 한 부장 판사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후, 서초동 거리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는 아주 유명하다.

- 검사들은 어떻게 권한을 활용하는가?

몇 년 전에 야당 국회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를 한 경우가 있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기소는 추후에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공소 유지에 소홀해서였다. 이렇게 되면 담당 검사는 여당과 야당 양쪽에서 환심을 사게 된다. 추후에 자신의 보신(保身)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지방의 한 국회의원 보좌관의 음주운전 및 공무집행방해 건에 대해 담당 검사는 3백만 원의 약식 명령으로 처리했다. 그러자 검사장은 담당 검사를 불러 왜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냐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 후 검사장은 해당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잘 처리했다고 생색을 냈다는 얘기도 있다. 이렇게 자신들의 권한을 향후에 보신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MBC PD수첩 [검찰가족-어느부장검사의 고백] 임은정검사
MBC PD수첩 [검찰가족-어느부장검사의 고백] 임은정검사

-사법고시 동기인 임은정 검사를 바라보는 소회는.

이제껏 없었던 검사였고, 앞으로도 없을 검사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임은정 검사는 검찰 조직에서 영원한 아웃사이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은정 검사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만약 임은정 검사가 문재인 정부 초기에 발탁됐다면 검찰 조직의 검사들이 동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임은정 검사를 3년 동안 방치했다. 예전에는 검찰 조직에서의 소신 있는 검사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정치 검사라는 프레임까지 씌웠다. 검찰 내에서의 인식은 더 부정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다. 소신 있는 검사를 방치함으로써, 임은정 검사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젊은 검사들의 사기까지 꺾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제는 법률을 통한 검찰의 권력 분산이 명문화돼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검찰 조직 내의 소신 있는 젊은 검사들을 보호해 주지 않았다. 그들을 방치함으로써, 검찰 조직 내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었다. 

<장면 3>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던 한강식(배우 정우성) 검사는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마다 용한 무당집에 찾아가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물어본다. 그 일당은 무당이 알려준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다음 정권에서도 권력을 이어가지만 그 다음 대선에서는 무당이 알려준 후보가 낙선하여 그들의 정치 검사 생활은 끝을 맞이한다.[영화 ‘더킹’ 의 한 장면 中]

검사가 무당을 찾아가 다음 정권의 대통령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비약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러한 개연성을 부정했을 것이다. 검사와 대통령은 도저히 연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들의 최대 관심사가 승진과 보직이라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 일 수도 있다. 다음 정권의 대통령에 따라 자신의 승진과 보직이 결정된다면 말이다.

얼마 전, 윤석열 前 총장은 손바닥에 ‘王’ 자를 써 넣고 TV 경선 토론에 참석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윤 前 총장 측은 지지자들이 써준 글자일 뿐이라고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지난 1, 2차 토론에서도 ‘王’자를 손바닥에 써 놓고 출연한 것이 밝혀진 것으로 보아, 어쩌면 별도의 부적 형태의 표식이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을 받았다.

생각해 보니, 2016년에 개봉한 [더킹]이라는 영화는 극사실주의 기반의 리얼리티 영화였다. 우리는 여전히 ‘영화가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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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빛나 2021-10-13 07:28:27
최강욱 열린민주당으로 정정 부탁드립니다.
열린우리당 아니고 열린민주당이지요 …

더킹 2021-10-12 20:09:18
현실은 영화보다 더 한것 같습니다. 정말 씁쓸할뿐입니다.
다음대통령은 이재명이 되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꼭 실현해사람사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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