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내 저녁 시간 어디 갔지?” [브레이크 고장 난 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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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블루’(개인시간↓, 우울↑) …일상 회복 부작용 직장인 속출
사기 증진 위한 회식, 직무소진 등 초래 가능성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5.07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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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서, 즐기긴 어려운 회식. 사진=최고심 작가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피할 수 없으면서, 즐기긴 어려운 회식. 사진=최고심 작가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일상 회복으로 술자리가 늘어나자 개인 시간이 감소해 우울증 등 부작용을 겪는 직장인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적 모임 제한 강화로 발생했던 ‘코로나 블루’ 현상과 반대인 이른바 ‘엔데믹 블루’가 생겨난 것이다.

이 현상은 특히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속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29)는 “거리두기가 풀린 건 좋은데, 갑자기 회식이 늘어나 간이 닳아 없어질 것 같다”라며 “그간 참았던 회식을 소급해서 하려는 계획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김 씨는 “퇴근을 했음에도 사실상 근무 중이나 마찬가지다”라며 “회식 없는 회사로 가거나 차라리 프리랜서 일을 하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술자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술자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퇴근 후 공부나 취미활동에 쓰던 시간이 없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윤모 씨(31)는 “영업시간 제한 풀린 뒤 벌써 회식을 3번이나 했고, 다음 달까지 매주 일정이 잡혀있어 도무지 쉴 수가 없다”라며 “퇴근 후 잠깐 운동하고 넷○릭스 보는 게 낙이었는데, 그럴 시간도 체력도 부족하다”라고 하소연했다.

회식이 싫어 최근 퇴사한 극단적인 예도 있다.

프리랜서 황모 씨(26)는 “전 직장은 코로나19 상황에 굴하지 않고 인원을 쪼개서 꾸준히 회식했었다”라며 “술자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갑상샘에 문제가 생기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기도 했었지만, 퇴사하니 다 나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위축됐던 경조사가 늘어나면서 경제적으로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회사 선배 결혼식에 다녀온 민모 씨(28)는 “그간 코로나19를 핑계로 경조사에 불참했었지만, 이젠 그럴 수 없어 큰일이다”라며 “경조사는 늘었지만, 월급은 늘지 않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돈 봉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돈 봉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반면, 사기 증진을 위해 애써 술자리를 마련했으나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박모 씨(51)는 “요즘 팀에 일이 많아져서 직원들이 힘들어하길래 응원 목적으로 회식 자리를 마련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라며 “사원 시절, 같은 상황에서 일 끝나고 다 같이 식사하면 팀워크도 생기고 서로 돈독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지만, 젊은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사기 증진을 위해 마련한 회식이 오히려 직무소진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호서대학교 산업·조직심리학과 김명소 교수는 “젊은 층이 회식 등을 정서 노동의 하나로 여기면서 사기 증진을 위해 마련한 회식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며 "특히, 압박을 통한 정서 노동은 직무 소진(번아웃 증후군)이나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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