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설화(雪花) ⑩
[연재소설] 설화(雪花) ⑩
  • 유석
  • 승인 2015.05.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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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유석 김종보]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금희는 하나부터 열까지 일목요연하게 따져 나갔다. 평소 아이를 편애했던 것과 두 아이의 생일날만 되면 확연히 차이를 드러나게 했던 일등, 누리에게 ‘메이커’ 옷을 사 입히는가 하면 다희에게는 짝퉁을 사 입혔을 때를 꼬집어가며 호되게 밀어붙였다.

다희 몰래 누리에게 좋은 음식을 사 먹였던 일들을 따지면서 자신의 뱃속으로 낳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다희를 차별했던 일들을 늘어놓으며 사정없이 따져나갔다.   

그때마다 미란은 매번 엉뚱한 핑계를 대곤 했었다. 그녀는 남편 집안 애경사에는 차별을 두었지만 자신의 친정 쪽에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지수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었지만 가뜩이나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살고 있는 터라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와서 금희가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미란에게 식어진 사랑에 대한 증거를 대며 지적했지만 지수의 바닥난 경제력 때문에 그것도 한계에 있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버티면서 밖으로만 나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따지고 들자 미란도 물러서지 않았다.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여전히 남자의 무능력만 탓했고 매번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남자가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더 문제가 있다며 기세를 잡아나갔다.

그것은 억지였다. 그동안 지수가 겪은 고통은 전혀 생각지도 않은 행동이었다.
금희가 말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지수가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것도 그 때문이었다. 다만, 어린 딸이 걸려 섣불리 행동에 옮길 수 없었다.

급기야 사태는 집안 대 집안싸움으로 번져 나갈 태세로 접어 들어가고 있었다.
양쪽 부모들도 서로 참을 만큼 참아왔기 때문이었다. 당면해있는 혼인신고도 문제였지만 여전히 다희의 출생신고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 수 없었다. 누리야 미란이 데리고 가면 그만이라 해도 다희가 문제였다. 호적도 없는 아이를 키우기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싸움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미란에게 적당이라는 것은 없었다. 박봉에 시달리는 남자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빡빡한 형편에도 먹을 것을 저장하는 냉장고와 가제도구를 마구 들여놓고 있었다.

이미 냉장고를 3대째 들여 놓은 데다, 앞으로도 냉동고를 크기대로 들여 놓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핑계는 그럴듯했다.

시장이 멀다보니 틈날 때마다 사날러 보관을 해야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하고 살림하려면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남자의 입장을 무시한 채 가전제품을 들여놓는 그녀의 분별력 없는 행동을 막아 낼 방법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저질러 놓는 일은 무조건 합당한 일이었다.
반면에 지수는 악처의 끝없는 욕망이 두 사람 사이를 천하에 원수사이로 만들어 가는데 있어 또 하나의 담벼락만 놓아져가고 있다.

그 문제로 싸움을 벌인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미 두 사람 사이의 메마른 정은 부서질대로 부서져 사막의 모랫 바람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느낌이었다. 눈에 가시 같은 원수가 되다보니 당장 포기하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그의 형편에 한 대만 있어도 큰 불편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란의 이기적인 욕구를 말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든 잘못을 남자의 무능력으로 돌리면서 자신이 고통 받으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마구잡이로 들여 놓겠다는 것에 대해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남들에게 뒤지는 것도 싫어했지만 쓰잘 데 없는 자존심 또한 하늘을 찔렀다. 금희가 그런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가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놓는 겪이 될 까봐 거기까지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어쩌다 쇼핑하다 새로 나온 그릇이 있으면 곧바로 구입하여 멀쩡히 쓰고 있는 것들과 교체하기도 했다. 

성격상 싫증을 자주 내는 여자로서 쓸데없는 위생관념을 속살 없이 드러내는 여자였다.
못 말리는 그녀의 사재기 병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한두 개 가지고는 성이 차지 않다보니 반드시 3개 아니면 5섯 개 씩 들여놓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 아이들과 살림은 뒷전이다보니 아이들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다.
날이 갈수록 남편의 박봉을 탓하며 들볶아대는 것은 여전했고, 자신의 취미생활에는 아낌없이 쓰는 여자다보니 밖에 나가 꽃가게를 지나 칠 때면 어김없이 화분 하나 사들고 집에 들여오는 습관도 달라지지 않았다.

돈이 떨어지면 타인과 비교하며 시도 때도 없이 남자의 자존심을 꺽어놓기 일수였고, 벽지로 들어와 자신만 걸어 다닌다며 면허도 없는 여자가 자동차를 사달라며 시도 때도 없이 남편을 괴롭히는가 하면, 다혈질을 동반한 급한 성격에다 쓸데없는 결벽증에 의심병까지 가지고 있어 지수는 더 힘들어했다.  답답하면 나이트 간지 오래되었다며 상식 밖의 쌍욕을 거침없이 해대며 들볶아대는 바람에 또 다른 스트레스에 지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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