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국민의힘의 황당한 '강약약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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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21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21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2.3 내란 사태 이후로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들은 내년 6월에 열릴 9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떠드는 극우 세력들과 제휴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스스로 극우 정당임을 드러냈다. 그 극우 세력들이 떠드는 혐중 정서에도 적극 편승했다. 그런 와중에 황당한 일이 하나 터졌다.

지난 21일 주한 중국대사 다이빙이 국회를 방문했는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그에게 "양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국가로, 역사상으로 봐도 어려운 일도 있고, 좋은 일들이 서로 교차하며 지내온 사이"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한국이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호 존중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한국이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해서 중국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중국에게도 어떤 기회가 돼야겠지만, 한국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들의 혐중 정서에 편승해 적극적인 혐중 행보를 보였다. 그 대표적인 예시를 들자면 김은혜 의원이 지난 10월 중국인들의 '의료 쇼핑', '부동산 쇼핑', '선거 쇼핑'을 막겠다며 이를 방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과 김민수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했던 발언 등이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시절에 추진했던 중국인 무비자 입국 건을 가지고 트집을 잡으며 이재명 정부더러 '친중'이라고 비난하며 극우 세력들 눈에 잘 들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보였다.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메시지의 일관성'이다. 정녕 극우, 혐중 정당의 길을 걷겠다면 자당을 방문한 주한 중국대사 다이빙을 문전박대(門前薄待)하는 결기라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실컷 극우 세력들의 혐중 정서에 편승해 중국을 향해 온갖 혐오 구호를 다 쏟아내놓고 정작 중국대사 앞에서는 그런 말 한 마디도 못 하고 악수 하는 꼴을 뭐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만만하고 중국대사인 다이빙은 덜 만만한 것인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모습을 두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뜻의 '강약약강'이라고 부른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이는 모습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에 불과하다. 혐중 정당의 길을 걷기로 했으면 일관되게 '혐중' 행보를 보여야 할 것 아닌가?

결국 국민의힘의 '혐중'이란 이재명 정부를 향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목적에서 또 극우 세력들의 표라도 끌어올 심산에서 내놓은 구호에 불과했을 뿐 어떤 거창한 명분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국민의힘의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 행보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 국민의힘이 소위 '윤 어게인' 세력들과 어울리는 것은 그 세력들을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는데 쓸 소모품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과거 이승만 정권 시절 여당인 자유당이 정치깡패인 이정재의 동대문파를 적극적으로 써먹었던 것 역시 자신들이 차마 하지 못할 더러운 테러 행위들을 대신해 줄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한 것이었다.

지금 국민의힘 또한 소위 '윤 어게인' 극우 세력들이 자신들이 '정치인'이란 신분 때문에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차마 못할 수위의 공격을 할 수 없는 것을 그들이 대신 해 주기를 바라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즉, '윤 어게인' 극우 세력들은 과거 이정재의 동대문파들처럼 소모품으로 쓰이다 버려질 존재들에 불과한 것인데 애석하게도 그들은 자신들이 소모품 신세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정치깡패 이정재도 자유당 밑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눈도장을 찍고 그를 바탕으로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이천군에서 국회의원이 될 꿈을 꿨으나 이기붕에게 지역구를 홀랑 빼앗기고 토사구팽(兎死狗烹)됐으며 5.16 군사정변 직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또 이번 중국대사 다이빙 회동 사건에서의 국민의힘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정당'으로서 독자적인 콘텐츠도 없고 그걸 만들고 내놓을 능력도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 전락한 상태이고 다시 정권을 되찾고 싶다면 현 여당인 민주당을 앞서는 콘텐츠와 어젠다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들을 규합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밑도 끝도 없이 이재명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며 대선 불복, 국론 분열과 정권 타도를 선동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자당 소속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켜 파면 후 구속수감된 것에 대해 어떤 반성도 없었고 이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탄핵돼야 하는지 이유도 대지 않은 채 그냥 냅다 몰아내야 한다는 것 뿐이다.

종합해 보면 국민의힘은 독자적인 콘텐츠와 어젠다를 만들 능력도 없어 정당이라 할 수 없으며 그저 윤석열이란 인물을 광적으로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사이비 종교의 특징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교리가 없이 기성종교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부분만 취사선택해 왜곡된 교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인데 그 때문에 앞에서 말한 내용과 뒤에서 말한 내용이 충돌하며 꼬이는 경우가 많다.

지금 국민의힘 역시도 실컷 혐중 구호 쏟아냈다가 중국대사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며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식으로 떠들며 메시지가 꼬이고 있다. 집토끼인 극우 세력 표도 잡고 싶고 산토끼인 중도층 표도 잡고 싶으니 메시지의 통일성이 없이 꼬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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