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설화(雪花) ⑰
[연재소설] 설화(雪花) ⑰
  • 유석
  • 승인 2015.06.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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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유석 김종보] 생각나면 스스로 밖에 나가 섹스를 즐기면서 화대를 받아쓰는 재미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였다. 남편이 섹스를 하고 싶을 때 돈이 없어 그녀를 품지 못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가 진정 바라고 그리워하는 온전한 사랑은 이미 온데간데없어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녀가 어느 구석에서 그런 해괴망측한 수법을 배워왔는지 모르지만 제 남편마저 거래로 흥정하여 황금덩이로 둔갑 시킨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거리에 나가보면 세상이 다 그러할진대 자신만 바보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아 여전히 답답할 뿐이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 악처가 제멋대로 물건을 사고 팔 듯 사랑을 모독해가며 흔들고 다니는 꼬라지를 보다 못한 금희가 어느 날은 그랬다.

“그렇게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너도 제발 세상 돌아가는 꼴 좀 보고  살 어 이놈아!”
그대로 두고 볼 수많은 없어 지수에게 허리춤을 고쳐 매도록 한 것이었다.
미란이 하고 다니는 그 꼴을 보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이 비참하다보니 형돈만이라도 알아주기를 바랐다.

“그년이 밤바람을 헤치고 다닌다면 나는 낮 바람을 뒤집으며 쏘다닐 작정입니다!”
자신에게 비쳐 줄 그 어떤  봄바람 같은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지 못해 가뜩이나 얼어붙은 마음이 동상에 걸려 들어가고 있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흔들리는 마음은 여전했다. 설령 미란의 꼬리가 잡힌다 해도 섣불리 나 설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형돈이 목격자로 나서 줘도 굳이 밝히고 싶지도 않았다.
그날 이후 생각을 안한다해도 시간이 갈수록 의심은 더해 갔다. 집안 살림이 엉망이 되어가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자연 의무가 되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삶은 더 피폐해져 화실에 들어가 그림조차 그릴 수도 없게 되자 차라리 미란한테 한 바탕 욕을 얻어먹고 온 몸을 뜯겨 가며 쥐 잡듯 하는 수모를 당하더라도 한 바탕 전쟁을 치른 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치 엄마에게 매일 얻어맞는 아이가 그날의 매를 맞지 않으면 마음 편히 잘 수 없는 것과도 같은 기분이었다.
그 와중에 여전히 알 수 없는 지병 때문에 고통을 겪다보니 죽고만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왔고 몸은 말라 갈대로 말라 점점 야위어만 갔다.
그 와중에도 그림에 대한 집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화실이라고 해야 누리방에 다리 짧은 책상하나 들여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날이 갈수록 미란의 괴롭힘은 끝이 없었고 그 짖을 해봤자 돈도 못 벌어오는 주제에 속 편하게 시절 낚고 있다며 훼방을 놓기 일쑤였다.

그는 얼마 안 있으면 동호회원들끼리 전시회를 갖기로 되어있지만 준비된 작품이 없어 괴로웠다. 결국 전시회는 못나가더라도 다가오는 가을에 열리는 국전에 미 발표작을 다듬어 내 놓기로 했다.
하루빨리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다보니 마음을 다잡고 수습에 나서야만 했다. 수습이라 해서 거둬들이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을 더 크게 벌려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리자는 것이었다.

그나마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면 매번 미란의 가족에게 당할 때마다 홀로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여전히 홀로 남은 노모였다. 그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그만큼 후에 감당할 숙제를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차분히 마음을 돌리기로 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언정 당장은 비밀로 하기로 했다. 생각 같아서는 다희를 차지하고 미란과 쪽을 내는 방법까지 생각했었지만 섣불리 행동에 나설 수도 없는 현실에서 홀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가 대책 없이 서성이고 있을 때 결국 양편 한 가운데서 쫓기던 사랑의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며 재촉하고 있었다.

이때 응시하던 수수께끼 보따리가 철부지 남자에게 날아들자 어디서 불어왔는지 이름 모를 바람결에 날아온 난폭한 전갈의 그림자가 긴장 속에 파묻힌 초조한 남자의 가슴을 후비며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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