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소설] 설화(雪花) (21)
    [연재소설] 설화(雪花) (21)
    • 유석
    • 승인 2015.07.22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유석 김종보] 자식을 황금으로 바꾸려 하는 그녀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남자의 무능력을 핑계로 꾸미는 음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욕망은 자식뿐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부모도 팔아 저칠 여자였고 황금에 미쳐 날 뛰는 광기의 끝은 그 어디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었다. 

    두 사람은 고민에 빠져 들었다. 지수는 어쩌다 삐거덕 거리는 사랑을 끌어안으며 견디기 힘든 고통에 신음하고 있어야 하는지 괴롭기만 했다.

    독수리 새끼들이 어미가 날라다주는 먹이가 떨어졌을 때 강한 놈이 약한 형제를 잡아먹는 일은 있어도 제 새끼를 황금덩이로 보는 여자를 자신에게 들이 닥칠 줄은 미처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동학대로 세상이 떠들썩하고 있는 가운데 계모가 자신이 낳지 않은 자식을 학대하며 굶겨 죽이는 일은 있어도 제 뱃속으로 낳은 자식을 팔아 돈을 챙기겠다는 어미가 온전한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 깊은 계곡으로 끌고 가 밀어버리고만 싶었다.

    상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했다. 반면에 재혼 남자가 겪는 무능력의 최후는 비참했다.

    그녀는 남편의 힘없는 경제력을 빙자로 금쪽같은 자식을 팔기로 한 흥정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자

    또 다른 강짜를 부려가며 대들었다.

    비몽사몽간에 정신을 차린 지수는 또 다시 깊은 후회감이 밀려왔다.

    어쩌다 악처를 만나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니 그 역시 모든 걸 팽개치고 훌쩍 떠나고만 싶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그를 바보처럼 살고 있는 인생을 걱정해주는 것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실이 너무 괴롭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미란은 한 아이의 어미라기보다 며칠 굶은 동물 같았다.

    지울 수 없는 현실 앞에 살아야하는 가치마저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강으로 뛰어들어 죽고만 싶었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 길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하소연도 하고 싶었다.

    재혼남이 겪으며 넘어가야 할 산이 이토록 험난하고 고달픈 것인지 하염없이 털어놓고만 싶었다.

    능력 없어 여자하나 거느릴 자격 없는 남자가 받아야 할 응분의 댓가가 이토록 큰 것인지에 대해 묻고 싶었다.

    설령 자신이 지은 업이라 할지라도 믿었던 사랑을 농락당한 채 무참히 짖밟히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다.

    남자가 경제능력이 없으면 여자도 선택할 수 없고 사랑도 할 수 없는 황폐화 된 시대에 자신이 존재해야하는 이유가 그 무엇인지 해답을 듣고 싶었다.

    여자 하나 거느릴 능력조차 없는 놈팽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산다는 것은 살아있어도 무덤 속에 갇혀 사는 것과도 같은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한 가정을 거느릴 수 있는 능력과 상대를 능가할 수 있는 지략이 없다면 독신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도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잘못된 만남이 천추의 한이 된 마당에 능력과 경제력은 후차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당초에 여자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미란 같은 악처를 만났으면 더욱 그녀의 머리위에서 놀아야 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잘 나간다는 지도층들이나 돈 꽤나 있다는 사람들이 젊은 여자를 데리고 놀거나 버젓이 가정이 있는 유부녀와 돌아나는 것도 결국 명예를 떠나 돈을 미끼로 한, 돈이 이끄는 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생각하는 자체가 어리석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것은 지푸락보다 못한 구질 한 생각이었다.

    이미 돈에 지배당해 돈의 하수인이 되어 본능적 욕정을 풀기위해 흥정하는 매매 현장에서 돈의 색깔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이기 때문이었다.

    여자의 외모와 그 여자가 지닌 하이테크 적인 고도의 요염한 극치도 결국 남자의 능력을 가늠해보는 잣대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시대의 대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으로 믿고 싶었다.

    남자가 행복의 서비스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흥정 값도 천차만별인데다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는 더더욱 문제가 되지 않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막가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못난 제물들은 오히려 세상에서 요구하는 교양과 상식은 따지지 않는 세상이 되다보니 말세라는 말도 괜한 말로 들리지 않았다.

    그런 여자들은 미란처럼 이미 세상을 제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또 다른 밥벌이 능력을 지니고 있다 보니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다.

    ‘자연 직업의 귀천도 따질 필요도 없다보니, 오직 이 시대는 돈의 색깔과 돈 다발의 두께 에 따라 순간의 결정이 행복을 보장해 주게 되어있는 시대가 되었어!

    나만 세상 물정에 어둡게 살고 있을 뿐이지.’

    그의 고백은 의미가 있었다. 결국 남자의 최고의 행복도 여자의 손에 달려 있고 남자가 당하는 불행의 시작과 끝도 결국 여자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그동안 미란과의 삶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이다. 패잔병의 모습이 따로 없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