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는 아침] 9월의 노래
[詩읽는 아침] 9월의 노래
  • 김영수
  • 승인 2015.09.15 1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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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노래 / 이채 作

나도 한때 꽃으로 피어
예쁜 잎 자랑하며
그대 앞에 폼잡고 서 있었지

꽃이 졌다고 울지 않는다
햇살은 여전히 곱고
초가을 여린 꽃씨는 아직이지만

꽃은 봄에게 주고
잎은 여름에게 주고
낙엽은 외로움에게 주겠네

그대여!
빨간 열매는 그대에게 주리니
내 빈 가지는 말라도 좋겠네

 

▲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굿모닝충청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제가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이 아침에”를 시작한지 10여 년이나 됩니다. 그동안 많은 시인들의 시를 전달해주는 작업을 즐겁게 저의 재능기부라 생각하고 댓글과 함께 아침마다 이메일로 보내기도 하고 즐겨하는 친구들의 카페에도 꼬박꼬박 올리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 어떤 잡지에서 저의 글을 싣고 싶다면서 현재 직업이 무엇이냐고 하기에, 퇴직하고 나서 백수건달이라고 했더니 마땅한 자기소개를 할 것을 말해달라고 조르기에 “없는 직위와 경력을 어떻게 거짓말로 만드느냐?” 했더니 그러면 과거(前)경력이라도 조르기에 지난 과거가 무슨 소용 있느냐고 거절을 했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에서 이렇다 할 이력과 경력이 없어 늘 “자기소개”에는 젬병이 될 수밖에 없지만, 단 한 번도 부끄러워 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더니 절친한 친구가 껄껄 웃으면서 “‘이 사람아, 왜 그렇게 경력을 숨기느냐’면서 “이 아침에” 편집장이라고 명함을 만들라고 해서, 뭐, 못할 것도 없다(?) 해서 자기소개서와 명함에 큼직하게 써 넣었습니다.

중국 송(宋)나라 때 정치가요 시인이었던 구양수(歐陽脩)가 지은 ‘신오대사(新五代史) 열전(列傳)’ ‘사절전(死節傳)’에 보면 후량(後粱)의 태조(太祖) 주온(朱溫)의 장수로 있던 왕언장(王彦章)이 후당(後唐)의 장종(莊宗)이 대군을 이끌고 공격해왔을 때, 왕언장은 적은 수의 병사로 수도를 지키다 포로가 되었습니다.

무게가 백근(60Kg)인 두 개의 철창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왕철창(王鐵槍)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왕언장을 회유하였으나 죽음을 택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常為俚語謂人曰, 豹死留皮 人死留名(상위이어위인왈, 표사유피 인사유명). 표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라는 말입니다.

“동물의 가죽 중에서 가장 선명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은 표범의 가죽이다. 인간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는가. 자기의 이름을 남긴다. 더러운 이름은 오명(汚名)이요, 추한 이름은 추명(醜名)이요, 악한 이름은 악명(惡名)이요, 허망한 이름은 허명(虛名)이다. 세상에 이런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아름다운 이름은 미영(美名)이요, 고귀한 이름은 고명(高名)이요, 훌륭한 이름은 영명(英名)이요, 성대한 이름은 감명(盛名)이요, 향기로운 이름은 방명(芳名)이요, 용감한 이름은 용명(勇名)이요, 높이 들어 난 이름은 저명(著名)이요, 위력을 떨치는 이름은 위명(威名)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름을 남겨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이름을 남겨야 한다. 물려주신 이 소중한 생명을 애지중지 잘 보존하는 동시에 올바른 뜻을 세우고 바른 길을 걸어, 입신양명(立身揚名), 세상에 훌륭한 이름을 남기는 것이 부모에 대한 효도극치(孝道極致)라고 공자는 갈파했다. 이것이 효의 논리다.”라고 합니다.

명진사방(名振四方)은 자기의 이름을 널리 세상에 떨치고, 명전후세(名傳後世)는 자기의 이름을 후세에 오래 전하고 싶은 사람들의 자연스런 욕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행사만 있으면 사진 찍는데 꼭 얼굴을 내미는 사람, 온갖 것들에 남들처럼 해보려는 허장성세가 판치고 있습니다. 눈(眼)이 있는 곳엔 미소가, 눈이 없는 곳에선 욕심이 더덕더덕 붙은 사람들을 우리는 위선자(僞善者) 혹은 사기꾼이라고도 합니다.

명인(名人)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피와 눈물고하 땀의 결실인 것입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처럼, 명성과 이름은 결코 헛되이 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둔한 저는 견디지 못하고 그만 명(名)에 날 뛰는 족속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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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성 2021-11-10 03:31:54
기분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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