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는 아침] 도시의 추석
[詩읽는 아침] 도시의 추석
  • 김영수
  • 승인 2015.09.29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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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추석 / 정소슬 作
 

여기서 30년 살았으니
이제 여기가 고향이제!
하던 김씨도
고향 찾아 떠났다

집 팔고 논 팔고
광 속의 종자씨까지 모조리 훑어왔다던
이씨도
홀린 듯 훌훌 나섰다

다 떠나버려
졸지에 유령의 城이 된 도시

그간
욕심이 너무 컸던 거야!
너무 메마르게 대했어!
사치심과 이기심만 가르친 꼴이지...

회한이 번지는
회색 지붕 위엔
달마저
어느 놈이 챙겨 가버리고 없다.

▲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굿모닝충청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우리 조상들은 설, 한식, 단오, 추석을 4대 명절로 쳤지만, 지금은 설과 추석을 2대 명절로 정하고 국가에서 휴일로 정하고 있으니,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사람도 동물이라 귀소 본능(歸巢本能) 혹은 귀가성(歸家性), 회귀성(回歸性)이 있어서 자신들이 태어났거나 어른들이 계시는 교향을 찾아 갑니다. 어느 민족이건 마찬가지이겠지만 유달리 우리 민족은 모천회귀성(母川回歸性)이 강해 장·단점을 따지기 전에 의무나 필수로 여기고 살아 왔습니다.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본능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본능은 창조질서의 하나로 어떤 생명체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추석을 ‘한가위’ 혹은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하는데, ‘한’은 ‘하다(大·正)’의 관형사이고, ‘가위’란 ‘가운데’즉 ‘가배(嘉俳)’를 의미 하여, 음력 8월 중에서도 가운데인 8월15일을, 그리고 한자가 도입되어 중국 사람들이 ‘중추(中秋)’니 ‘추중(秋中)’이니, ‘칠석(七夕)’이니 ‘월석(月夕)’이니 하는 것을 따와서, 중추(中秋)의 추(秋)와 월석(月夕)의 석(夕)을 따서 추석(秋夕)이라 하지 않았을 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추석의 유래야 ‘삼국사기’에도 나와 있듯이 고대로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특히 신라 제3대 왕 유리 이사금 때 벌인 적마경기(績麻競技)에서 비롯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추석은 풍족한 곡식과 과실로 가정과 사회에 함박웃음을 안겨주는 감사함을 나누는 날이라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눠 먹었기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란말이 생겨났습니다. 헌데 명절후유증이 생겨 한 가정을 허물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귀퉁이에는 당연히 축제로 보내야 할 시간을 슬픔과 고독으로 보내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한 뼘의 길이만큼 펼치면 다가갈 수 있는 우리 이웃의 아픔을 나 몰라라, 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나라 안이나 밖이나 이런저런 욕망의 항아리를 늘 가득 채우려는 끊임없는 행위를 진화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하고 당연히 평화와 복지에 정진해야 함에도 다투고들 있습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 지는 것을 당연한 지본주의 경쟁이라고 우겨대는 시대의 모순에 그래도 달빛은 아직까지 고루고루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혹시 저 달빛마저 상거래(?)로 운용될까 봐,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원해 봅니다.

일찍이 노자(老子)는 ‘도덕경 46장’에 “천하에 도가 있으면, 병마는 거름 내는 농마로 바뀌고/천하에 도가 없으면, 농마도 징발되어 병마가 된다./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환난은 없고/얻으려고만 하는 욕심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그러므로 있는 그대로를 만족할 줄 알면/언제나 부족함이란 없다.”((天下有道, 却走馬以糞,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라고 했습니다.

가족들 끼리 오순도순 모여 앉아 추석을 대표하는 떡인 송편을 먹으며, 남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들의 상봉과, 서아시아의 난민들의 안착과, 챙기지 못한 우리의 이웃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이” 행복했으면 하고 달님에게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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