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부부라도 상대방의 휴대폰을 허락 없이 볼 수는 없다. 배우자의 휴대폰을 몰래 보는 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아내인 김건희 여사의 휴대폰을 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언제까지 연락했고, 왜 연락했는지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제가 아내의 휴대폰을 좀 보자고 이렇게 할 수 없는 거라, 이런 논란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냥 물어봤다”라도 답변했다.
계속되는 김 여사 관련 질문에 윤 대통령은 “2021년 국민의힘 입당 당시 휴대폰 번호가 공개돼 3천 개가 넘는 문자가 왔다”라며 “아침에서 일어나서 보니 (아내가) 제 휴대폰을 놓고 계속 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여사의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 없었고,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휴대폰을 허락 없이 본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김건희 국정 농단의 시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두둔하거나 변호하는 장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 반복됐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또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통령이 회의 때 막 참모들한테 막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 좀 부드럽게 해’ 그런 거를 국정 관여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좀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좀 욕 안 얻어먹고 좀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그런다면 그거는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통령에 대한 아내로서의 이런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 농단화 시키는 거는 정말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또 우리 문화적으로도 이건 맞지 않는 거라고 본다”라며 “과거에 육영수 여사께서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라고 말했다.
회견을 준비하면서 김 여사가 한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아내는 원래 기자회견을 순방 다녀와서 이런 형식이 아니고 홀에서 미팅하자고 했다”라며 “가서 사과 제대로 해, 이런 얘기를 했다. 저보고도 임기 반환점이라고 해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 이런 얘기만 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라고 대답했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주제와 대상'이 없는 사과가 김건희 여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김건희 여사의 꼭두각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밤,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긴급 규탄대회’에서 “대통령 자신은 김건희 여사 휴대폰을 보자고 말도 못 꺼내는데,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휴대폰으로 답 문자를 보냈답다. 그래서 부부싸움 많이 하겠답니다. 이게 대국민담화에서 나올 대통령의 말입니까?”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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