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4일 일본의 사도광산 추도식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이력이 있는 외무성 정무관 이쿠이나 아키코가 일본 정부 측 대표로 선임된 것이 논란의 이유다. 이는 곧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일본에 제대로 된 항의를 하기는커녕 고작 '불참' 선언만 하는데 그쳤다.
특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런 일본의 만행에 대해 "한풀이하듯 등재 반대해 자폭하는 게 국익에 좋은가"라며 도리어 야당을 비난하고 대일 저자세 외교를 합리화하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이 모두 윤석열 정부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대일 굴욕 외교의 연장이라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저자세 외교에 대해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일본 전범기업이 해야 한다고 판결한 국내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며 한국 기업이 대납하도록 한 '제3자 변제안'을 밀어붙인 게 윤석열 정부였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물컵의 반을 채웠다"며 "이제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워야 한다"고 했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역시 국내의 숱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 합의해준 것이 윤석열 정부였다. 하지만 일본은 과연 그 물컵의 반을 채웠던가? 24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이 지적했듯이 "퍼주기 외교, 사도광산 협상이 ‘성과’라고 강변하더니, 결국 일본이 채워온 나머지 ’반 컵’에는 조롱과 능멸만이 가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런 일본의 조롱과 능멸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어떠한 항의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국민담화 당시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무례하다"는 입장을 내는 등 상식 밖의 태도를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렇게 자신에게 비판적인 국내 언론들을 향해선 온갖 '센 척'을 하며 일절 비판을 못하도록 입에 자물통을 채우려 하는 것이 윤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거듭된 조롱과 능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다 못해 눈치만 살폈다.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가히 '방구석 여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방구석 여포'란 집 안에서는 삼국지에 나오는 맹장(猛將) 여포처럼 날뛰면서 집 밖으로 가면 비굴해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뜻의 신조어다.
실제 역사 속 여포도 관우와 장비의 협공도 버텨내며 승리할 만큼 굉장한 무력을 지닌 것에 비해 자기 요새 안에 틀어박혀 수성에만 치중하는 보신주의적 성격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역사를 고증한 내용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야당 탄압, 집회 탄압, 언론 탄압 등 이전 독재자들이 했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며 철권 통치를 한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앞에선 아무 말도 못하니 '방구석 여포' 그 자체라 해야 할 것이다.
본래 외교란 앞에선 서로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등 두들겨주며 사진도 찍지만 뒤에선 자신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기를 쓰는 복마전 같은 무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대놓고 자신의 친일 성향을 보이며 일본 앞에선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양보해선 안 될 사안까지도 양보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알아서 기는데 일본이 미쳤다고 윤대통령의 바람처럼 '물컵의 반'을 채우겠는가? 감히 예언하건대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일본이 소위 '물컵의 반'을 채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이런 자세를 이용해 자신들의 국익을 뽑아먹으려 들 것이다. 일이 이 지경까지 왔다면 이제 한 번쯤 외교 정책에 대한 퇴고와 수정이 필요한데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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