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충남공주·부여·청양)이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탄핵연대)’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설마’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 언행에 신중하기로 이름난 그가 당시만 해도 다소 과격하게 비칠 수 있는 일에 나선다는 것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12.3 계엄 및 내란 사태가 발생했고,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임박한 상태다. 과연 지금 그의 속내는 어떨까?
박 의원은 14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현 상황과 관련 “민주당은 오전에 의원총회를 마쳤고, 국민의힘은 점심 식사(도시락)까지 반입해가며 의총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 당은 이번에 반드시 탄핵안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결의에 차 있다”고 국회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투표에 참여하고 양심에 따라 찬성 투표를 해주길 바란다”며 “의원들 각자가 잘 아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째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박 의원은 “제가 들어본 얘기를 종합해 보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경우 ‘우리 당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지난번 1차 투표 때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된 이후 국민에게 굉장히 많이 혼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헌법기관으로서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탄핵에 대한 확신은 모두 가지고 있다”며 “(다만) 당론을 거스르기가 어려워 위축이 돼 있는 상황이다. 표정과 눈빛을 보면 다 읽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 중) 지금까지 탄핵 찬성 의지를 밝힌 7명 외에도 제가 확인한 바로는 최소 4명이 더 있다”며 “오늘은 (탄핵안이 가결) 될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총과 관련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국민의 분노를 잘 알고 있다.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투표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며 “자유투표에 맡기지 못하겠다면 ‘권고적 당론’ 즉 ‘찬성 투표를 하더라도 징계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해서 헌법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도록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난 4일 국회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큰 절을 올리는 박수현 의원.
다음으로 박 의원은 “의원 50명이 참여한 탄핵연대를 이끌고 있는데,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발족할 때는 두 가지였다. 먼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봤고, 윤 대통령이 정말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 국정 운영을 전면 바꿔 진짜 탄핵이 되는 일이 없길 바랐다”며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돌변해서 이렇게 되다니…통쾌하거나 시원하다기보다는 (오히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현재의 심정에 대해서는 “두렵고 떨린다. 제 평생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제 인생에 기억될 것이고, 역사와 국민의 가슴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박 의원은 “불행하고 안타깝지만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지금 전 세계에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하루빨리 혼란을 수습해 대한민국에 대한 세계 시민의 신뢰가 더욱 강해지길 바란다”며 “우리 충청인이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많은 힘을 보태주셨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충청인답게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7일 1차 표결 당시 기립 상태에서, 본회의장을 이탈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히 계엄군 철수 이후 4일 저녁 국회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국회의원이 계엄령을 막은 것이 아니라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주신 것”이라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하늘이시여! 셀 수 없는 국난을 극복하고 맨 손으로 이룬 대한민국입니다. 이 나라, 이 국민을 보호하소서!”라는 기도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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