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개강을 앞둔 대학생 박모(21) 씨는 또래들이 흔히 겪는 고민에 더해 한 가지 걱정을 안고 있다. 바로 ‘사랑니 발치’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심한 통증 탓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양치질을 할 때는 극도의 긴장에 휩싸인다.
주변에서는 “생니를 뽑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이 돌아다닌다. 발치 뒤 볼이 부은 사진을 공개한 연예인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박 씨는 시원하게 뽑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과연 꼭 뽑아야 하는지 망설일 수밖에 없다.
사랑니, 왜 나는 걸까
사랑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입 안 가장 뒤쪽에 나는 세 번째 큰 어금니로 의학적으로 ‘제3대구치’라 불린다. ‘지치(智齒)’, 영어로는 ‘Wisdom Teeth’라고도 한다. 잇몸뼈 속에 묻혀 나는 경우는 ‘매복지치’라 한다.
대전을지대병원 치과 정연욱 교수는 “현대인은 원시인과 달리 부드럽고 가공된 음식을 섭취하면서 턱뼈가 점차 작아졌다”며 “턱뼈 크기와 치아 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사랑니의 개수도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에서 삐뚤게 나거나 비스듬히 나오다 보니 통증과 붓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니, 꼭 뽑아야 할까
사랑니가 곧게 나고, 칫솔질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면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연욱 교수는 “현실적으로는 10명 중 9명이 비정상적이거나 불완전하게 사랑니가 난다”며 “충치와 잇몸 염증, 나아가 인접한 어금니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랑니 주위에는 염증이 생기기 쉽고, 얼굴이 붓거나 입을 벌리기 어려운 증상이 발생한다. 심하면 고름이 차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사랑니가 잇몸에 파묻힌 채 물혹을 만들면 신경·턱뼈 손상 위험도 커진다. 가임 여성은 임신 중 문제 발생 시 발치가 제한되므로 미리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제 뽑는 게 좋을까
발치 시기는 방사선 사진을 통한 전문의 진단에 따라 결정된다. 정연욱 교수는 “사춘기 이후 성인기에 접어드는 18~22세 무렵 발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며 “이 시기는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수술이 쉽고 회복도 빠르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랑니는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미리 뽑는 것이 다른 영구치를 건강하게 보존하는 길”이라며 “사전 진단과 조기 발치가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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