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조선의 여류시인들이 오늘을 살아간다면

극단 새벽 연극 '환생', 관저문예회관 무대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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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강숙 시민기자]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 김호연재, 신사임당, 허난설헌이 현대 사회로 환생한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극단 새벽이 이 흥미로운 상상에서 출발한 신작 연극 〈환생〉을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관저문예회관 3층 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2025년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예술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와 자유의 의미를 되묻는 판타지 드라마다.

작품 소개 — 여성의 이름을 되찾는 예술적 환생

〈환생〉은 조선 후기 여류시인 김호연재가 저승에서 300년 동안 ‘환생명단 공개’를 요구하다 뜻밖의 시스템 오류로 현대 사회에 환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호연정’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그녀 앞에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환생이 나타나며, 세 여성은 예술과 자유, 존재의 의미를 논한다.

작품은 저승과 이승,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극발전소301 정범철 대표는, 호연재의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억압 속에서도 자기 정체성을 지켜낸 정신이라면서, 그 기상이 현대 여성 김호연의 삶으로 이어지며 여성의 주체적 삶을 선명히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드라마터그로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저승’이라는 공간을 편대적 리듬과 언어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였다고. 공연이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극단 새벽 — 35년 역사의 대전 대표 극단

1990년 창단된 극단 새벽은 지역을 대표하는 전문예술단체로, 창작극과 뮤지컬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의 존엄을 다뤄왔다.

〈아버지 없는 아이〉로 대한민국연극제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 희곡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산책 : 신채호의 삶과 사랑 이야기〉로 루마니아 바벨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환생〉은 그들의 대표작 〈호연환생뎐〉(김원경 원작. 2020, 2021)을 현재적 시점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등장인물 — 시대를 넘어선 세 여성 예술가

김호연재(김호연): 조선 후기 대표 여류시인으로, 불평등한 시대 속에서도 자존과 예술적 기상을 지켜낸 인물.

신사임당(신시아):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려졌으나, 한편으로는 예술가로서 자아를 표현한 여성.

허난설헌(허설영): 조선시대 천재 시인으로, 자유롭고도 고독한 영혼의 상징.

이들은 모두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로만 불렸던 역사를 넘어,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살아나는 여성 예술가들이다.

연출 한선덕은 “〈환생〉은 단순한 부활의 이야기가 아니다. 잊힌 이름들이 스스로를 다시 부르는 여정이며, 과거의 예술이 오늘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고 밝혔다.

예술감독 박정의는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작업했지만, 서로 다른 창작 방식이 새로운 활력이 됐다. ‘환생’이라는 이름처럼 우리 예술에도 생명이 깃들었다”고 전했다.

각색자 김하나는 “지워진 여성들의 이름을 다시 무대로 불러내는 작업이었다며, 언젠가 모든 여성이 자신만의 이름을 당당히 만들 힘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삶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관람 안내 및 이벤트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감상문 및 창작 작품 공유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며, 선정자에게는 극단 새벽 차기 공연 초대권을 증정한다. 

예술이 사람을 다시 살리는 힘

〈환생〉은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나는 누구로 살고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다.

무대 위에서 되살아나는 김호연재와 신사임당, 허난설헌의 목소리는 과거의 여성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 모두에게 닿는다.

예술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 그 조용하고 깊은 울림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공연명: 환생 (원제: 호연환생뎐)

공연일시: 2025년 11월 19일(수)~23일(일)

주중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7시 / 일요일 오후 3시

공연장소: 대전 관저문예회관 3층 공연장

관람료: 전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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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배우

장은숙, 김동림, 최승완, 나윤주, 차정희

이인선, 김라연, 최미건, 이승희, 조경철, 최인수

연출: 한선덕 / 예술감독: 박정의 / 각색: 김하나

드라마터그: 정범철 / 음악감독: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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