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강숙 시민기자]
대전시 중구 대흥동의 문화공간주차에서 윤장우 작가의 개인전 〈기억의 표상展(The Neural Aesthetics of Memory)〉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뇌과학의 개념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회화적 언어로 번역해 ‘기억이 어떻게 시각적 패턴으로 드러나는가’를 탐구하는 실험적 전시이다.
윤장우 작가는 과학 분야에서 활동해 온 연구자로, 딥러닝의 패턴 추출 방식과 뇌의 정보 압축·축약 과정을 작품 개념의 기반으로 삼아 왔다.

전시 공간에는 기억의 흐름과 구조를 상징하는 원·선·점·면의 조형이 강렬한 색채와 함께 배치돼 있다. 붉은 원은 감정의 발화, 초록·청록의 면은 안정된 인지의 층위를 나타내며, 화면을 가르는 선들은 신경 회로의 흐름을 은유한다. 이는 기억이 단순한 과거의 축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활성적 사건임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의 주요 작품군인 〈기억의 회로〉 시리즈는 '축적(Accumulation)', '활성(Activation)', '파장(Frequency)', '지각(Perception)' 등 뇌 신경망의 작동 개념을 제목으로 삼아, 기억의 처리 과정이 추상적 구조와 색채의 대비 속에서 구현된다.

이어지는 〈기억의 오토마타〉는 27개의 패널이 조합된 대형 작품으로, 물감의 흐름과 중력적 확산을 통해 무의식 속 잔류 흔적이 자연스럽게 표상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기억이 의식적 재현을 넘어, 무의식적인 조형 리듬 속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시장 후면에는 회화 작품을 기반으로 한 15분 분량의 영상 작업이 상영되고 있다. 작품의 조형 요소를 분석해 동적으로 재배열하는 인공지능 영상 생성 방식이 적용돼, 기억의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듯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문화공간 주차의 소박한 구조와 하얀 벽면은 작품의 색채와 선의 움직임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며, 관람자는 좁은 복도를 따라 이동하며 기억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윤장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억은 저장된 이미지가 아니라, 뇌 속에서 지속적으로 다시 그려지는 표상적 사건”이라는 관점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 인지적 미학을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개인전은 의미가 크다.
전시명: 기억의 표상展 – The Neural Aesthetics of Memory
기간: 2025. 11. 20(목) ~ 26(수)
시간: 11:00 ~ 17:00
관람료: 무 료
장소: 문화공간 주차 (대전 중구 대흥로157번길 40-12)
문의: 042-221-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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