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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원상의 아웃포커스]같이 웃고 울던 '내 생애 봄날'은 간다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시인

    떨어진 꽃잎을 보며 봄이 다녀간 흔적을 따라 나선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낙화한 꽃잎과 느닷없는 봄바람에 떠밀려 내려앉은 꽃잎들.

    잎이 지는 어느 날,

    화려하게 나무에 남아있는 꽃잎보다 길바닥에 내려앉은 꽃잎들에게 눈길이 머문다.

    오고 가는 걸음에 밟히고 치이고 가시 같은 철조망에 심장을 찔린 채 걸려있는 꽃잎의 초상이 애잔하다.

    떨어진 꽃잎이 웅덩이를 덮어 꽃밭으로 변했다.

    화려했던 날들은 잠시, 하얀 벚꽃 잎들이 비를 맞으며 배수구로 쓸쓸히 흘러 들어갔다.

    비가 오는 봄이 깊어갈수록 더욱 더러운 꽃잎이 되어버린다.

    빗물에 떠내려가는 꽃잎도, 배수구에 놓인 꽃잎도, 거리에 나뒹구는 꽃잎도, 화려했던 자태를 뽐냈을 것이다.

    연인들의 카메라 세례와 웃음, 눈부신 햇살을 뒤로 한 채 바람에 휘날려 흩날리는 꽃잎이 바닥에 나뒹군다.

    그렇게 짧고 화려한 봄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내년을 기다리며 열매 맺고 계절이 지나면 다시 고운 꽃을 보여주리라 약속하며 그렇게 봄날은 간다. 무심히.

    채원상 기자  wschae1022@goodmorning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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