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하나로 미국시장 도전
아이디어 하나로 미국시장 도전
10.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
  • 굿모닝충청
  • 승인 2015.03.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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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의 피가 흐르는 ‘창업가형 인간’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도 ‘창업가형 인간’임이 분명하다. 머릿속에 떠 오른 아이디어는 곧바로 실행하고, 단기간에 결과(수익)를 만들어 내는 그의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경희대학교 환경공학과에 입학한 하 대표는 쇼핑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프리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운동화를 사고파는 것이 생각났다. 고가 운동화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시절이라 오프라인 매장보다 싸게 제품을 받아서 쇼핑몰에서 파는 사업을 고안했다. 그의 공식적인 첫 사업이었는데, 예상보다 제법 많이 팔았다.

두 번째 사업은 군고구마 장사였다. “왜 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는 그는 “현금을 벌기에 이것만큼 좋은 사업이 있을까 싶었다. 고구마 한 박스를 팔면 14배가 남는 장사였기 때문 이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운이 좋았다. 군고구가 장사의 성패는 입지가 좌우하는 데,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인근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를 잡고 친구와 둘이 팔았다. 단속 나온 구청 직원들은 가난한 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라 생각하고는 내쫓지 않았다고 한다.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2시간 30분만 했는데, 장사가 너무 잘 됐다.

하 대표는 “이것저것 준비하고 들인 투자비를 시작 하루 만에 만회하고 이익을 남겼다. 아무리 구워놔도 다 팔렸다. 나중엔 아파트에 전단지를 붙이고 배달까지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기구독 방식으로 샘플제품 ‘뷰티박스’ 제공
미미박스는 지난 2012년 2월 하 대표가 국내 최초의 뷰티큐레이션커머스로 론칭했다. 매월소비자들이 일정액을 결제하면 미미박스의 전문 상품기획자(MD)가 추천하는 다양한 제품을 담은 ‘뷰티박스’를 제공한다. 정기구독 방식의 전자 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인데, 서비스 개시 2년여 만에 국내시장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회원수는 32만명으로 하루 평균 신규 회원 등록수도 약 1,000명에 달한다. 거래액은 회사 설립 첫해 10억원에서 2013년에는 50억원으로, 4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 대표가 미미박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계기도 운동화 판매, 군고구마 장사를 했을 때와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 복무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나간 하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미군 병사가 자국에 있는 집으로 초청을 해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아예 유학을 하기로 결심하고, 뉴욕 패션스쿨에 입학했다. 한국에서 전공한 공학보다는 관심이 많이 갔던 패션으로 ‘커밍아웃’ 한 것이다.

패션 마케팅을 전공한 그는 2009년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인 톰포드가 설립한 톰포드사에서 홍보 마케팅팀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서 그는 브래드 피트와 부르스 윌리스, 톰 행크스 등 헐리웃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담당했다.

2010년 8월 한국에 돌아온 하 대표는 티켓몬스터로부터 패션·뷰티 분야 서비스 런칭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안 받았다. 일주일에 2~3번 티몬에 가서 팀 세팅도 하고 마케팅 기획 업무를 진행했다.

화장품 업체의 마케팅 대행, 소비자에 저렴한 신상품 제공
티몬과 일을 하면서 하 대표는 소셜커머스라는 분야에 눈을 떴다고 한다. 쇼핑몰에서 운동화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처럼, 소셜커머스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고민한 끝에 정기 배송 서비스를 생각해 냈다.

화장품 샘플을 업체로부터 무료로 받아 소비자에게 유로로 판매하는 게 주요 사업 모델이다. 업체는 미미박스가 마케팅을 대행해 주기 때문에 판로를 손쉽게 확대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신상품을 써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티몬을 그만두고 4일 만에 사무실을 구했다.

삼성증권 리테일 브로커 출신 김도인 이사, 화장품 브랜드 유통업을 했던 이재호 이사 등 2명과 함께 자본금 3,500만원으로 2011년 12월 1일 법인을 설립했다. 일주일간 회의 끝에 사업모델을 구체화 시켰고, 3주차에 화장품 회사에 보낼 제안서를 완성했다. 200여 업체와 접촉한 끝에 5개사와 함께 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웹사이트 제작에 들어가 창업 후 71일 만인 2012년 2월 11일 미미박스를 공식 론칭했다.

첫달 여성 대상 화장품을 시작으로 3월 아기용품, 4월 남성용품, 의류와 면도기 등 사업 대상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화장품을 제외하면 사업이 부진해 전부 접어야만 했다. 하 대표는 “너무 빠른 시일 내에 너무 많은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했던 것 같다. 소셜커머스에 맞는 품목이 따로 있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다. 무리하게 사업을 넓히다 보니 직원은 늘어나고 비용도 급증하는데 벌어들이는 돈은 한정됐다. 이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미련 없이 매출 부진 사업을 정리한 것은 다행이었다. 화장품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정체 됐던 매출도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샘플뿐만 아니라 정품을 팔기로 했다.

잘 나가던 미미박스에게 또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화장품 박스 판매가 월 5,000개 정도에 이르렀을 때 회원 수 증가 속도가 급격히 둔화 됐다. 이때 대기업 CJ E&M이 제휴를 제안했다. CJ의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온 스타일’을 통해 매주 정기적으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첫 방송이 나간 뒤 회원은 한꺼번에 8,000명이나 늘었다. “미디어의 힘을 실감했다”는 하 대표는 “덕분에 1차 한계를 극복하고 순항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불가능하다는 시장, 미국에 도전해 보자”
2013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스타트업 경진대회 ‘나는 글로벌 벤처다’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까지 더해졌다. 회사가 안정궤도로 접어들 즈음 하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다. 미국 진출이었다.

무작정 뛰어드는 게 아니었다. 미국 시장을 제대로 배울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하 대표는 실리콘벨리 스타트업 대부 폴 그레이엄이 이끄는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 이하 YC) 캠프에 참가키로 했다.

YC 캠프는 2005년부터 시행된 3개월 과정의 벤처창업 캠프로, 미국 내 스타트업은 물론 영국, 스페인,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전 세계 스타트업이 모두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린다.

2013년 지원자만 2500여명이 넘을 정도니, 심사 과정은 대단히 엄격하다. 하지만 선정되면 거액의 투자자금은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하 이사는 “이사님들은 물론 투자자들도 주저 없이 도전해보라고 응원해 주셨다. 2013년 9월 미국에서 예산 150만원을 들여 시범사업을 한 결과, 한 달 만에 거래금액 1,000만원이 발생한 것에서 미국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미미박스가 멋진 사례를 만들어달라고 독려해주셨다. 덕분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3월 미미박스는 YC로부터 ‘톱3 스타트업’에 선정되며 10만 달러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하 대표는 미미박스의 한국 사업 모델을 수정하지 않고 YC에 소개했는데, 미국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미국 지사 설립 후 한 달 만에 현지 거래액이 회사 총 거래액의 15% 이상을 돌파할 만큼 빠른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 대표는 “미미박스의 사업 모델을 검증받았다는 기쁨도 컸지만,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보람이 있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수를 세어 보니 1800개가넘었다. 이 가운데 약 1000개사가 해외 사업팀이 없어 글로벌 전략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 이들업체들과 함께 해외에서 멋지게 사업을 펼쳐 보고 싶다”고 전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하 대표는 “희망을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창업은 하고 싶지만 자본금이 없다고 핑계를 만들지 말고 먼저 실행해야 한다. 돈 한 푼 없이 집에서부터 일단 시작할 수 있는 게 창업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역량을 모은 뒤 조금 더 큰 것을 하고, 다음엔 더 큰 것을 시도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사업모델을 준비해 창업을 하면 된다. 과정에서 어려움도 만날 것이다. 힘든 순간을 넘길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끈기로 버텨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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