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걱정 1순위 ‘빈곤과 불평등’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걱정 1순위 ‘빈곤과 불평등’
건강불평등 수명격차로 이어져
향후 자산거품 인플레 위험 매우 커
사회적 위기에 적극적인 개입 필요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21.12.02 17: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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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기대 교수
김세원 대전과기대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1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 시점인 8월을 기준으로 볼 때 기초생활 수급자는 231만7636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만6279명(23.1%)이 늘었다.

기초생활수급 자는 생계 의료 주거 교육 급여를 받는 중위소득 30~50% 이하 저소득층 들이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2016년 163만여 명에서 2020년 200만 명을 넘어섰다(12월 기준 214만여 명). 코로나 19 장기화로 일용직과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기초생활수급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촘촘한 맞춤형 복지’라고 보건복지부는 설명했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노출시켜왔다.

이에 따라 여러 보완책들이 마련되었는데 부양의무제 폐지도 그 중 하나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려면 소득인정 액(소득 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금액)기준과 부양의무자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 했다.

2015년부터 교육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년 주거급여에서 역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올 해 10 월 부터는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의 기준이 폐지되기에 이른다.

유아 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년의 삶을 살면서 한 두 번은 경제나 신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삶이다. 이럴 경우 가족, 지역사회, 지방자치 단체나 국가 등으로부터 직간접의 개입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이루어내야 한다.

적절한 개입과 지원. 지지, 후원 등이 차질없이 이행되어 문제가 생기기 전의 과거와 같은 혹은 그 이상으로 회복되는 건강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고, 건강과 주거 대인관계에 추가적 난관이 찾아온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방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상담 건수는 2019년 87만8890건에서 2020년 126만9756건(44.5%)으로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까지의 집계를 보면 101만7000여건이었다. 올해 말 까지 200만 여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상담 건 수가 곧 정신적 이상이나 문제로 이어지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정신마저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2019년 12월 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 포럼에서 우리사회에 불평등, 특히 건강불평등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경제, 소득, 학력 등 여러 분야 중 주목을 끈 것은 수명이었다. 곧 우리사회의 소득 상위 20%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85.1세와 72.2세였던 반면, 소득 하위 20% 인구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각각 78.6세와 60.9세였다.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사망의 회피가능성과 예방가능성이다. 사망의 회피가능성은 양질의 예방적이고 치료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죽음이다. 또 사망의 예방가능성은 보건의료서비스 이외에 포괄적인 건강 결정 요인을 다루는 정책들로 예방할 수 있는 죽음을 말한다. 드러난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더 건강하게 또 더 오래 살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정신건강과 삶의 질 수준을 보여주는 자살사망에서도 불평등이 드러난다.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남성들의 자살률은 고교이하 졸업 남성들보다 낮았다. 여성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얀 스틴. 델프트 시장과 그의 딸(Adolf and Catharina Croeseron the Oude Delft. 1655. 네덜란드의 풍속화가 얀 스틴이 그린 그림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다. 몸에 착 감기는 옷감에 세련된 맵시를 보이는 시장과 그의  딸. 반면 구걸하고 있는 모자의 행색에는 추레함이 묻어난다. 어머니의 구멍 난 신발이 강한 대비를 준다.
얀 스틴. 델프트 시장과 그의 딸(Adolf and Catharina Croeseron the Oude Delft. 1655. 네덜란드의 풍속화가 얀 스틴이 그린 그림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다. 몸에 착 감기는 옷감에 세련된 맵시를 보이는 시장과 그의 딸. 반면 구걸하고 있는 모자의 행색에는 추레함이 묻어난다. 어머니의 구멍 난 신발이 강한 대비를 준다.

건강불평등은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가져온 결과이며, 사회적 삶의 다른 영역에서 또 다른 불평등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드러난 건강불평등은 단순한 의료서비스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학력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도시에 거주해 수명이 더 길어진다면, 또 그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면 보통일이 아니다.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소득강화는 물론 노동과 주거정책의 연계, 통합의료보장제 확충, 의료와 재활 및 복지서비스 연계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지난 18개월 동안 지구촌의 가장 큰 걱정 거리였던 ‘코로나 19’가 3위로 내려앉았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입소스라는 여론조사업체가 매달 28개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의 걱정거리’ 10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을 자국의 최고 걱정거리로 꼽았다. 2위는 실업과 일자리 걱정으로 30%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가장 큰 걱정거리는 빈곤과 불평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업(48%). 코로나19(45%), 금융·정치 부패(42%), 빈곤·불평등(27%), 세금(20%)이 큰 걱정거리였다.

새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이 등장 하면서 다시 코로나 19가 인류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자리매김할지 알 수 없다. 다만 빈곤과 불평등, 실직은 ‘해 묵은’ 과제이지만 여전히 우리국민과 세계인들의 삶을 고단하게 하는 ‘난제’임을 확인케 한다.

자산거품과 인플레라는 코로나 후유증이 사회적 약자들을 더 힘들게 할 개연성이 크기에 보다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사회적 위기가 한계점을 넘도록 방관한다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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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21-12-10 18:29:33
소득 상위20%와 하위20%의 기대수명, 건강수명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보니 저소득층에 보다 세심한 건강 의료서비스 정책이 필요다 생각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쾌적한 주거환경,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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