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6.1 지방선거 최대 이변 중 하나는 5전 전승의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는 점이다.
양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의 국회의원과 제39대 도지사에 당선되기까지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충청권 기반 정당인 자유선진당이 대전‧충남을 휩쓸었던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당당히 생존한 인물이다.
그러나 김태흠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당선인)에 밀려 20여 년 정치 인생 중 유일한 패배를 맛봤다.
양 후보의 패인은 예기치 못한 각종 악재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선거전 초반 터진 이른바 ‘박완주 사태’의 충격파가 워낙 컸고,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자가 격리에 돌입하는 등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곤혹을 치러야했다. 부인 남윤자 여사의 ‘눈물 유세’는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뜬금없이 터진 성추행 피소 역시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대선 패배 이후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이 이어지는 등 전반적인 기류 역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 후보는 “충남의 큰 아들”을 자처하며 민선7기 도정 성과에 대한 평가를 호소했지만 끝내 도민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양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천안지역 투표율이 도내 평균(49.8%)에 못 미치는 40%대 초반(서북구 42.2%, 동남구 42.4%)에 그쳤다는 점도 패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성향이 다른 충청의미래당 최기복 후보의 사퇴 및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지만 막판 변수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한편으로는 혁신도시 지정과 서산공항 추진 등 성과가 많았음에도 정작 가시화된 사업이 거의 없고, 캠프 출신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등 유독 잡음이 많았다는 점도 민선7기 도정에 대한 실망감을 안긴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양 후보가 차기 총선을 통해 재기를 노릴 거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당으로부터 제명된 박완주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을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새롭게 구성될 민주당 지도부에 양 후보가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지켜볼 대목이다.
도지사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권 도전이 유력시됐던 양 후보의 다음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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