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이사 비용과 리모델링을 좀 해야 하기 때문에, 또 (관사) 리모델링하고 필요한 경호시설 하는데, 그래서 496억 원의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31일 현재 벌써 국방부 행안부 경찰청 3곳의 2~3분기 비용만 306억 9천500만 원을 추가로 더 쓴 것으로 드러났고, 앞으로도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국방부 이전에 118억 원 ▲대통령 비서실 이전과 리모델링에 252억 원 ▲경호처 이사 비용에 100억 원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에 25억 원이 들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국방부 이전과 정비 ▲대통령실 이전 및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 비용 외에도 ▲경찰 경비단 이전 관련 비용이 추가로 더 들어갔거나 포함된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청은 급식비 명목으로 돼 있던 예산 11억4천5백만 원을 전용, 대통령실 주변 경비를 담당하는 경비단 숙소 비용으로 썼다.
이뿐이 아니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합동참모본부가 서울 남현동으로 옮겨가면서 인수위 당시 1천200억 원이 들 것이라고 밝혔던 소요예산 규모를 최근 국방부가 2천980억 원으로 수정, 추산하고 있다고 SBS가 보도했다. 이미 집행된 496억 원 말고도, 300여억 원에다 3천억 원 가까이 더 추가돼 줄잡아 3,300여억 원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통령실은 “필요한 경우에 예산을 전용할 수 있고, 모두 적법하게 처리했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에게 공언한 것과 전혀 다르게, 국민 혈세를 곶감 빼먹듯 시나브로 빼먹고 있는데도 말이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7월 8일 “대통령으로서, 늘 제가 말씀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한 데 이어, 지난 29일에는 국민의힘 의총과 관련해 “의원과 또 우리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서 내린 결론이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무관여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손사래까지 치던 윤 대통령이 7월 26일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내더니, 27일과 30일 의원총회 전후로는 국민의힘 여러 의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당무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3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의총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 상황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라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의 전언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의 앞뒤 언행이 불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에 한 정치평론가는 “단 한마디라도 진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입만 열면 앞뒤가 다르다”며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건지, 거짓말이 일상화된 건지 모르겠다”고 갸웃거렸다.
다른 네티즌은 “그가 맨정신에 하는 발언은 대충 ‘구라’라고 보면 된다”며 “달리 ‘입벌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입벌구’란 ‘입만 벌리면 구라(거짓)’라는 뜻의 속어다.
이 말은 지난 2월 27일 쿠팡플레이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당시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세 글자로 정의해달라는 요청에 “입벌구”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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