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산림 기초 사회의 생활양식 ‘산림복지’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산림 기초 사회의 생활양식 ‘산림복지’
비용 적게 들면서 높은 수준의 복지 제공
건강증진·정서안정 등 심리적 욕구 만족 주안점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22.09.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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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년 퇴직 후 제주도에서 세 달 살아보기를 한 지인에게 제일 뿌듯 했던 일을 묻자 ‘제주도 내에 있는 올레 길을 완주 한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400여 km 의 길을 한 걸음씩 채워 나가다보니 심신에 변화가 왔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더라는 것이다.

더위가 물러가면서 걷기는 ‘면역력을 높이는 특효 약’으로 다시 한 번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풍이 물든 가을 산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데 언론은 이런 상황을 ‘산이 몸살을 앓는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낮으면 낮은 데로, 또 험하면 험한 대로 우리 주변에 자리한 산은 위안과 휴식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산림복지란 용어가 불편함 없이 자리 잡았다. 산림복지(山林福祉, forest welfare)란 산림을 활용하여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회 구성원의 공통된 가치관 · 지식 · 규범과 생활양식으로 정의 된다.

산림복지에 대해 학자들은 다양한 정의를 내렸는데, 타일러는 “산림을 활용하고 산림을 기초로 생활하는 사회의 생활양식”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버와 클라컨은 “산림을 활용하는 생활로 복지 향상을 위하여 산림을 활용하는 정신 양식”이라고 주장했다.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산림을 활용하여 비용이 적게 들면서 많은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산림복지의 목적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겠다. 산림복지라는 개념은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 것이고, 기존의 복지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산림복지라는 용어가 탄생하기 까지는 40여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민둥산으로 표현됐던 우리의 산은 계획적인 산림정책이 필요했다. 1973년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이 시작되었는데, 산에서 무너져 내리는 토사를 막는 사방사업과 일단 빨리 크는 나무들을 심는데 집중되었다.

우리나라 산림정책의 2단계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다. 녹화된 산지를 자원화 하는 시기로, 장기수(長期樹) 조림과 숲 가꾸기에 주력한 시기다. 산림에도 지속가능의 중요성이 접목되었고 숲의 공익적인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전개되었다. 산림서비스의 개념이 도입되고 산림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정책들이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3단계는 2010년 이후로 산림복지의 시기다. 산림복지의 태동을 이끈 환경적 요인은 국민소득이 높아졌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점이다. 울창하고 풍성한 산림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국민들의 복지에 기여하겠다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산림복지는 생활에 산림을 활용하는 것으로, 학습의 결과에 따라 계승과 발전이 가능하다. 기존의 사회복지가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최저생활과 안정적인 삶을 보장했다면, 산림복지는 산림자원을 활용해 국민 전체의 복지를 증진시킨다. 사회복지는 사람이 제공했지만, 산림복지는 경제력이나 사회적 계급과는 무관하게 모든 국민에게 제공된다.

토머스 게인즈버러, 로버트 앤드류스와 그의 아내(1748-1749). 게인즈버러의 친구인 앤드류스와 그의 아내는 한껏 멋을 냈다. 부인은 파티장에 온 것 같은 복장이고 앤드루스는 사냥면허를 소유한 귀한 몸이라는 점을 사냥총과 사냥개를 통해 드러낸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토지와 나무 산 등 모든 것은 이들 부부의 소유다. 부부는 경계를 그어 공유지와 자신의 토지를 구분했고, 임야와 토지에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주력했다. 당시 산과 나무는 당당히 귀중한 재산이었고, 이들이 공공의 개념으로 인식된 것은 많은 세대가 지난 뒤였다.
토머스 게인즈버러, 로버트 앤드류스와 그의 아내(1748-1749). 게인즈버러의 친구인 앤드류스와 그의 아내는 한껏 멋을 냈다. 부인은 파티장에 온 것 같은 복장이고 앤드루스는 사냥면허를 소유한 귀한 몸이라는 점을 사냥총과 사냥개를 통해 드러낸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토지와 나무 산 등 모든 것은 이들 부부의 소유다. 부부는 경계를 그어 공유지와 자신의 토지를 구분했고, 임야와 토지에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주력했다. 당시 산과 나무는 당당히 귀중한 재산이었고, 이들이 공공의 개념으로 인식된 것은 많은 세대가 지난 뒤였다.

기존의 사회복지에서는 ‘지속 가능’을 위협하는 파퓰리즘 적 결정으로 재정위기 논란을 빚기 일쑤였지만, 산림복지는 이미 조성된 산림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재원이 많이 들지 않는다. 산림복지는 인간의 건강증진, 정서 안정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심리적 욕구 만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산림복지는 또한 산림 활용을 그 수단으로 한다. 숲 태교, 숲 유치원, 숲 체험, 산악 레포츠, 산림휴양, 산림 치유 등 명확한 프로그램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산림복지의 전제는 산림이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인간이 산림의 활용 범위를 넓혀 간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류가 지구자원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자원이 고갈되고, 탄소 과다 배출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기후는 이변에 이변을 낳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체감하지 못하며, 공감하지 못하는 한 지구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환경학자들의 경고는 오래 전 부터 있어 왔다.

우리가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우리에게 휴식과 평안을 주었던 도시 속 공원이나 인근 숲, 나무, 울창한 산은 소멸되고 만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도시공원, 산, 숲을 찾는 시민들이 늘었다. 자연 속에서 활력을 찾고 산림 치유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산림복지의 실천을 위해 산림복지 전문가, 선도적 역할 숲 해설가, 산림치유 지도사, 산림레포츠 지도 사, 나무 의사 등 산림복지 전문가들의 역할 정립과 확대 등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990년 약 6.8 톤이었지만, 2018 년에는 14.1톤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리가 배출량이 많다며 ‘기후 악당’ 이라 부른다. UN은 대한민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탄소중림기본 법, 산림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 산림보호 법, 환경교육법 등의 재정립과 역할 부여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산림복지를 위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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