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청년들, 꺾이지 않는 마음 갖고 위기 이겨내야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청년들, 꺾이지 않는 마음 갖고 위기 이겨내야
어렵고 힘든 현실 이겨낼 희망 주는 것이 기성세대 역할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23.01.10 17: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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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말연시를 맞아 소식을 전한 30대 중반의 제자에게 “왜 결혼하지 않느냐” 고 물어보았다가 ‘이생망’이란 답을 들었다. 알아듣지 못할 것으로 생각 했는지, 이번 생은 폭싹 망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여유가 없어 연애도 폼 나게 못하고, 협소한 주거공간으로 결혼과 출산은 애시 당초 포기했으며, 행여 다음 생이 있다면 그 때가 되어서야 제 대로 연애와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푸념이었다.

머쓱했는지 상당 수의 젊은 이 들이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 가고 있음을 덧붙였다.

젊은이들의 ‘우울한’ 현상은 웹튠과 웹소설에도 이어져 회귀와 빙의 · 환생이 진행되는 현대판타지에 열광하고 있다. 억울하게 죽은 주인공이 고교생으로 회귀, 신과의 거래를 통해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게 되고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인물로 거듭난다는 것이 ‘회귀의 전설’의 내용이다.

주인공 장태산은 베토벤(작곡, 연주능력)과 대장금(요리)·앨런튜닝·카사노바의 능력을 보유하고, 서울대 법대와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하며, 군대는 스키국가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따 해결한다. 그는 한 술 더 떠 지구와 이계(異界)를 넘나들며 전지전능한 특별한 존재로 자리잡는다.

26.9%의 시청률을 기록한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은 억울하게 죽은 주인공이 회귀해 재벌가인 순양을 접수하는 내용이다. 도준은 회귀 해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합격한다. 또한 앞서가는 투자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인다. 살아 본 경험과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실패하지 않는 삶을 영위한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17년의 회귀가 꿈으로 마무리 된다.

지금 당장 리셋(reset)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우리 젊은이들은 우울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21년 17만 7166명에 달했다. 지난 2017년에는 7만 8016명이었다. 뿐만 아니다. 불안장애 환자도 같은 기간 5만 9080명에서 11만 351명으로 무려 86.8% 증가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판도라(1896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제우스가 준 상자를 여는 판도라. 상자를 여는 순간 욕심, 질투, 시기, 각종 질병 등이 빠져나가고, 희망 만이 남았다고 한다. 괴테는 소설 파우스트에서 “희망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것으로 악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판도라(1896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제우스가 준 상자를 여는 판도라. 상자를 여는 순간 욕심, 질투, 시기, 각종 질병 등이 빠져나가고, 희망 만이 남았다고 한다. 괴테는 소설 파우스트에서 “희망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것으로 악"이라고 했다. 인생의 항로는 파도가 높고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한 고비가 지나면 고요하고 평안한 길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실현가능한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기성세대들은 각고의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청년들의 자살률도 위험 수위다. 국내 자살률은 2011년 최고점을 찍고 감소 추세인데, 10~20대만 늘고 있다. 2017~2021년 10대 자살률은 4.7명(10만 명당)에서 7.1명, 20대는 16.4명에서 23.5명으로 증가추세다. 20대는 전체 사망 원인의 56.8%가 자살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건강, 친구를 포함한 대인관계, 사회생활 등의 면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지만 행복은 점점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향이 되고 있다. 줄서기 교육과 입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모른 채 경쟁에 내몰리고, 대학에 가서도 취업을 위해 올인하는 추세가 이어진다. 젊은이들이 조기 소진 증세를 호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그 해결방안을 알고 있다. 계층 간 이동성을 높이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지나치게 타인과 비교하는 사회 풍조를 없애나가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우대 받고, 개인의 자율성이 존중받는 사회, 피부나 국적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젊은이들은 생존을 위해, 더 안정적이고 보수가 높은 직장을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현재의 고통과 불행은 아주 일시적인 것이라 ‘애써’믿으며 자신의 행복 만들기에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침체의 시간을 가졌던 일본의 청년들은 그다지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무기력한 현상에 빠졌다고 한다. 불확실하고 달성하기 어려운 소망과 목표를 찾기보다는 현재의 ‘아주 작은’ 행복을 추구한다. 생존과 본인이 정한 기준선에 부합하는 생활을 위해 비 정규직에 만족하고 지속적인 출근이나 관계 망 형성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타인과 다툴 일 없고, 아주 낮은 삶의 목표로 신체와 정신이 피폐해질 이유가 없다. 그리고는 ‘나는 행복하다’는 주문을 걸고 있다.

우리의 청년들이 이들의 현상을 답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승률 10% 미만 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깨고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투지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회귀·빙의 했으면 한다. 포르투갈과의 경기 이후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청년들은 스스로에게 ‘꺾이지 않는 마음’을 주문했다. 포르투갈과의 일전을 앞두고 알려진 ‘알 빠임’도 인기라고 한다. 맞서야 할 상대가 얼마나 강하던 내가 알 바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 청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맹자는 호연지기를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기운으로, 동요하지 않고 항상 의로운 일을 행하면 쌓인다고 했다. 청년들을 포용하고, 지원하며, 그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갈 활력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기성세대들의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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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23-01-11 13:19:59
과학기술대학교에 웬 사회복지학과 ?
참으로 희한한 일도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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