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뒤통수를 친 일본

일본 국회의원 90여 명 야스쿠니 신사 참배, 기시다는 공물 봉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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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에 일본 국회의원 90여 명이 대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범들이 대거 잠들어 있는 곳이다.
21일에 일본 국회의원 90여 명이 대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범들이 대거 잠들어 있는 곳이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9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일어난 말실수로 인한 외교적 파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러관계 및 한중관계는 순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말실수로 인해 파탄 위기에 놓였다. 그런 와중에 일본이 또 다시 한국의 뒤통수를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너무도 소극적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에 초당파 일본 국회의원 모임이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 신사에 집단 참배했다. 또한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직접 참배를 하지는 않았지만 작년처럼 또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일본을 향해 저자세 굴욕 외교를 이어갔지만 돌아온 건 또 다시 뒤통수였던 셈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전범으로 지목되어 패전 직후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영 TBS에 따르면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87명은 도쿄(東京) 구단시타(九段北) 소재 야스쿠니 신사의 봄 제사 춘계(春季) 예대제(例大祭)가 시작된 첫날인 이날 오전 8시께 집단으로 참배했다.

모임의 부회장인 집권 자민당 소속 아이사와 이치로(逢沢一郞) 중의원 의원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중국·러시아에 대해 엄격한 태도로 임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평화·융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공헌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인 마사가키(真榊)를 봉납했다.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봉납했으며 참배는 보류할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도 이날 '후생노동대신 가토 가쓰노부' 명의로 마사가키를 봉납했다.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에게까지 '실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 봄 제사, 가을 제사, 패전일(8월 15일) 때마다 참배 대신 공물 혹은 공물 비용을 봉납했다.

외교부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보였던 조치에 비해 너무도 소극적이라 비판 여론이 지배적이다.
외교부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보였던 조치에 비해 너무도 소극적이라 비판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일본은 역사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라는 제목의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유감 표명을 했다.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대처는 너무도 소극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 날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에 중국이 “말 참견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었다. 이에 외교부는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하는 강경 대응을 보였다.

그렇게 중국을 향해서는 세게 나가는 윤석열 정부는 일본을 향해서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그 전에 불법 도청을 자행한 미국에 대해서도 대사 초치를 한 적이 없었다. 어째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일관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인가?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는 무모할 정도로 강경하게 나가면서 어째서 미국, 일본을 상대로는 속된 말로 찍소리도 못하는 것인가?

오히려 지금 상황이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할 사항이 아닌가? 왜 일본을 향해서는 이렇게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일본은 무섭고 중국은 만만해서 그러는 것인가? 아니면 다가오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점수를 따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방식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을 향해서는 간 빼주고 쓸개 빼주는 저자세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일방적으로 고개를 숙여서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윤 대통령이 아무리 저자세 굴욕 외교로 일관해도 일본은 전혀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뒤통수만 갈겼다.

독도 망언으로 뒤통수를 갈겼고 역사 왜곡으로 뒤통수를 갈겼다. 또 이번에는 A급 전범들이 잠들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또 한 번 뒤통수를 갈겼다.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일정상회담 이후 3연타로 뒤통수를 갈겼지만 정작 이에 대한 항의는 시원찮기 그지 없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어째서 주한 일본대사 초치 한 번 하지 않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엄연히 CIA가 도청을 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도리어 대통령실은 도청 사실을 부정하고 숨기려 들었다. 그리고 미국이 원하는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 지원을 할 가능성까지 시사했고 실제 이미 155mm 포탄 50만 발이 유럽으로 출발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우리가 미국에 얻은 것이 무엇이 있나?

역시 없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산업 육성법 완화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두 법으로 인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크게 피해를 보았는데 말이다. 늘 강조했지만 일방적으로 상대방에 고개를 숙이게 되면 상대는 감동을 받기는커녕 도리어 만만하게 볼 뿐이다. 일본과 미국은 앞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을 실컷 이용해 먹기만 할 뿐 우리를 위해서 뭘 베풀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가 저 두 나라를 적으로 돌려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 저렇게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면 앞으로 그 두 나라가 북한에 군사 지원을 더 늘리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현재 북한 인민군 수준은 북한 경제력이 파탄이라 형편없는 수준이다. 무기도 구식인데다 못 먹고 굶주림에 지치고 온갖 강제노동에 동원되어 군기 빠진 오합지졸들이다. 헌데 중국과 러시아가 대규모로 지원을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북한 군사력이 더 신장될 수 있다. 중국,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면 이렇게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일본과 미국에는 실컷 이용만 당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파탄으로 만든 것이 현재 윤석열 정부 외교의 현 주소이다. 그가 외교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국내 안보 정세가 편안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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