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개막한 이후부터 줄곧 논란에 논란이 꼬리를 물었던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결국 파행 수순을 밟게 되었다. 태풍 카눈이 북상할 조짐을 보이자 조직위는 안전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은 이르면 8일 오전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이동할 계획이라 했다. 개막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또 1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서울 상암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태풍 카눈이 이번 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스카우트 대원 안전 확보를 위해 전날부터 관계 부처 장관들과 '플랜 B'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는 컨틴전시 플랜으로 스카우트 대원 숙소를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옮겨 남은 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세웠다. 이 방안에 대해 세계스카우트연맹도 동의하고 ‘새만금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잼버리 집행 기관인 전북도 내부에서는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은 물론 전 도민이 나서 잼버리의 성공을 기원했지만 결국 ‘중도 취소’라는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북도청 한 공무원은 "성공 개최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휴일도 반납하고 화장실 청소부터 주차관리까지 내 집 행사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회장을 누볐다. 갑작스런 소식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전체 철수 결정이 나면서 서울 각 자치구들이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 모집을 위해 ‘가정 홈스테이’까지 구하고 있다고 한다.
7일 서울시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구로구 등은 이날 오후 주민들에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요청에 따라 '가정 홈스테이'가 가능한 집을 찾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 따르면 숙박 기간은 8일, 9일부터 잼버리 대회가 종료되는 12일까지다. 숙박비는 2인 1실 기준 1박 당 15만원으로 제시됐으며 이밖에 식비 등 1인 당 1일 5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로구 외에 서초구, 용산구, 성동구, 은평구, 마포구 등 각 자치구들도 급하게 숙박이 가능한 곳을 파악하고 나섰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각 자치구별 잼버리 대원들의 숙소를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숙박시설을 우선 제공하고 수요가 안되면 홈스테이 가정 수요조사를 해서 연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안군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개막한 그 시점부터 논란에 논란이 잇달아 일어났다. 야영장은 집중호우로 인해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고 거기에 연일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졌다. 그로 인해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낮에는 폭염에 시달리고 밤에는 모기를 비롯한 각종 해충들의 습격에 시달려야 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과 샤워실 등의 시설도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개영식 당일엔 대통령 내외가 온다는 이유로 도로 통제 및 가방 검사 등을 하면서 또 스카우트 대원들을 더위에 노출시켰고 대통령 입장에 맞추어 기립박수를 시키기까지 했다. 이에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이 조기 철수를 결정하고 캠프장을 떠났다. 정부도 추가 지원을 약속했으나 바로 다음 날에 성추행 사건까지 터지고 말았다. 이에 국내의 전북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그것도 모자라 ‘망언전문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비례대표)은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인 조직위에 분노해 조기 퇴소를 결정한 전북 스카우트를 두고 온갖 비난을 퍼부은 것도 모자라 ‘야권과 결탁한 반(反)대한민국 카르텔’ 운운하며 음모론을 퍼뜨리기까지 했다.
이에 전북 스카우트 김태연 대장이 7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가적 배신을 했다고 저희한테 표현했는데 배신이라고 하면 저희가 배신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신원식 의원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신원식 의원이 ‘2차 가해’를 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든 잼버리 대회를 끝까지 이어가려고 시도했지만 끝내 하늘도 도와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쪽으로 비껴가는 것 같았던 태풍 카눈은 7일 오전 6시에 갑자기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동남동 170㎞ 지점에서 진로를 동향에서 북향으로 바꾸었고 한반도를 관통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일 오후 9시 기준 카눈의 위치는 일본 큐슈 가고시마현 정남쪽에 있다.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너무도 호언장담하며 성공적 개최를 자신했으나 결국 실패작 중 실패작으로 남게 되었고 ‘나라망신’으로 전락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잼버리 개최 대실패로 인해 2030 부산엑스포 개최 성사도 위태로울 것이란 여론이 점점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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