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유민주주의’를 떠들었지만 실제 그들의 행보는 전체주의와 다를 바 없음이 이번 잼버리 사태를 보면서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6일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성추행 사고에 대해 은폐하기에 급급한 조직위의 행보에 실망해 철수를 결정한 전북 스카우트를 두고 ‘반(反) 대한민국 카르텔’ 운운하며 거칠게 비난한 바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8일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도 축구팬들을 향해 거칠게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이용호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잼버리 조직위가 11일 K-POP 공연장으로 안전을 위해 전북현대 축구경기장을 하루 쓰기로 한 데 대해 일부 전북현대 팬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잼버리대회 성공을 위해 온 국민이 나서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 지역 주민은 어쩌면 ‘안방’이라도 내줘야 할 입장이다. 그럼에도 일부 축구팬들이 이런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전북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축구팬들을 향해 비난했다.
즉, 잼버리 대회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민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희생을 하지 않는 축구팬들의 태도가 부끄럽다고 비난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애초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POP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본래 계획에 없다가 갑자기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용호 의원의 이런 비난이 적절한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전북 현대 축구팬들이 불만을 품는 것 또한 그것이다. 조직위가 갑자기 즉흥적으로 계획을 변경해 버리는 바람에 전북 현대는 홈 경기를 포기하고 강제로 원정 경기를 떠나야 한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깔고 앉고 밟다보면 당연히 잔디도 손상이 갈 수밖에 없다. 축구장에서 잔디는 수영장의 물만큼이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사실상 여름 한철 피서지에서 운영하는 민박집에서도 남는 방 몇 개를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지 민박집 주인 안방까지 내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개최 지역 주민은 어쩌면 ‘안방’이라도 내줘야 할 입장이란 건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라는 전체주의적 사고로 볼 수밖에 없다. 애초에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도 않았으면서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비판 여론이 쏟아졌고 결국 이용호 의원은 게시한지 1시간 만에 삭제했다. 이후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공연을 상암으로 옮긴다고 해서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실수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다시피 했다.

이용호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도 같은 날에 〈국방부는 BTS가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현재 군 복무 중인 BTS를 차출해 공연하도록 해서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성일종 의원은 “이 소중한 손님들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습니다.”고 하며 국방부에 “11일 서울에서 있을 K-POP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랍니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성일종 의원의 발언은 전 세계에 깔려 있는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 딱 좋다.
말은 좋지만 결국 주최 측이 싸질러 놓은 똥을 BTS로 청소한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잼버리 참가자들 입장에서 BTS 공연을 라이브로 본다면 눈이야 즐겁겠지만 그것만으로 과연 대한민국에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건 BTS 멤버들을 마치 국가가 마음대로 데려다 쓰는 사당패처럼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던 여당 의원들이 왜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라’는 전체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것인지 의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졸속으로 진행되었던 이번 잼버리 대회는 결국 실패작 중의 실패작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앞으로 한동안 한국이 엑스포나 올림픽 등 세계 대회 유치에 연달아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