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역대급 나라망신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중 한 사람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또 다시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말을 내뱉어 물의를 빚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은 물론 장관들까지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내놓아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데 김현숙 장관 역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고 예상 진로가 한반도를 관통하는 것으로 나와 안전 상의 이유로 새만금 야영장에서 서울로 철수하게 됐다. 하지만 새만금 야영장에 머무는 동안 7월 집중호우로 인해 고였던 물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야영지가 모두 뻘밭이었고 집중호우 이후 폭염이 찾아왔다.
덕분에 천여 명이 넘는 대원들이 온열질환에 시달렸고 그 와중에 개영식 때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이유로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면서도 검색대를 단 2개만 설치하여 줄이 장사진(長蛇陣)을 이루어 결국 30분을 걸어서 왔던 대원들 중 일부는 아예 개영식에 참가도 못하고 열대야에 시달린 채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자 더위에 지친 대원들에게 억지로 기립박수까지 시켰다.

뿐만 아니라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물이 고여 있던 야영지엔 당연히 모기를 비롯한 각종 해충들이 알을 까는 바람에 대원들은 고스란히 해충들의 습격을 당했다. 거기에 화장실은 배수가 안 되는 푸세식 공중화장실이었고 샤워실도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제대로 못 씻어서 땀냄새가 가시질 않으니 당연히 모기들이 달려들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태국인 남자 지도자가 여자 샤워실을 훔쳐보다 적발되어 피해자가 속했던 전북 스카우트가 조직위 측의 은폐 행위에 불만을 품고 야영지 조기 철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전북 스카우트의 야영지 조기 철수 결정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비례대표)과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등은 온갖 망언을 떠들어 2차 가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태풍 북상으로 인해 조기 철수가 결정되어 모두 서울로 옮겼지만 그 전에 숙소를 충분히 구해놓지 않아 스카우트 대원들이 회의장 맨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까지 영국인 학부모의 폭로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은 11일 K-POP 콘서트에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 참석을 국방부가 허용해 달라고 하기까지 했다.
본래 잼버리의 취지는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를 통해 세계인들의 우애를 증진하고, 스카우트 운동에 참여하는 각기 다른 민족과 국가 출신의 청소년들이 서로 직접 교류하며 배우도록 하는 것에 있다. 하나된 마음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잼버리는 그저 ‘한국문화 체험관광’으로 변질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숙 장관은 위생 문제로 인해 대회 준비에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국제행사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대한민국이 가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행사는 다함께 즐기는 자리이고 위기 상황을 만들면 안 되는 것이 기본인데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다.
또한 이번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정부가 위기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였다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스럽게 되었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스카우트 개최지인 부안군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시․부안군) 앞에서 성공적 개최를 호언장담했던 사람이 바로 김현숙 장관이었다.
그 당시 이원택 의원은 엉망진창인 잼버리 준비 실태를 지적하며 “두고 봐라. 나중에 역사가 장관님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현숙 장관은 너무도 당당하게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놓았다”고 했다. 그녀가 말한 대책은 결국 무엇이었는지 의문만이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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