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4일 부로 강행된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로 인해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인 부산광역시도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광역시엔 국내 유명한 어시장인 자갈치시장이 있고 해운대, 광안리, 다대포, 송정 등 유명한 해수욕장이 여러 개가 있다. 또 수산물 가공 공장도 엄청나게 많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자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말 바꾸기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4일 본인 페이스북에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성보다는 감정을 쫓으라는 유혹이 정치만큼 강한 곳도 없습니다. 감정을 쫓다 보면 선동에 익숙해집니다. 문제는 선동 정치가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다 허구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고 했다. 즉,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모두 감정에 기반한 선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 4대강 보 해체, 탈원전 정책 등이었다. 그 예시들을 열거한 다음 박 시장은 “다 선동이 빚어낸 국가 손실이었습니다.”고 했다. 또 박 시장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정치적 입장이 비상식적 주장을 결코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처리된 오염수 방류는 이미 국제원자력기구와 각국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쳤습니다. 해류를 따라 우리보다 몇 년 먼저 그 물을 접하는 미국을 비롯한 북남미의 나라들이 검증 결과를 인정했습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미주 대륙 국가들은 한국만큼 수산물 소비량이 높은 나라가 아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나라들은 땅이 넓고 기후가 좋아 농사가 잘 되는 나라다. 농부 한 사람이 소유한 논밭의 크기가 우리나라 도시 면적과 맞먹는 경우도 있다. 목장 크기도 매우 넓다. 특히 옥수수의 경우 미국산 옥수수는 너무 남아 돌아서 골칫거리일 정도다.
이렇게 넓은 농장에서 나온 농산물과 넓은 목장에서 방목해 기른 축산물들이 넘쳐나서 값싸게 구매할 수 있기에 미주 대륙 사람들은 주로 농산물과 축산물 위주의 식사를 하지 우리나라처럼 수산물 섭취를 즐기는 나라가 아니다. 실제 미국 가정의 식탁을 보면 수산물이 재료로 올라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또 박 시장은 민주당을 향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처리되지 않고 방류되었던 오염수들이 기준 이하의 영향만 미쳤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인류 최악의 환경 대재앙이라고 국제사회에 씨도 안 먹힐 비과학적, 비상식적 논리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우리 국격을 갉아먹는 일입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즉,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국민들의 불안감을 악용하여 대국민 선동을 통해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식의 비난이다. 하지만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박형준 시장의 언행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4월 1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즉각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일본총영사관에 전달했다.
당시 박 시장 이름으로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부산시는 대한민국 최대 해양도시로서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시작한다. 이어 "부산시는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장 가까운 도시로서 일본 정부의 결정이 부산 시민의 안전과 해양환경, 수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깊게 우려한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처리방법에 대하여 주변국가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부산시는 부산 시민과 미래 세대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에 대하여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시민,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즉, 김기현 대표와 성일종 의원 등처럼 본인이 과거에 했던 발언들을 모두 식언(食言)한 것이다.
2년 전의 박형준 시장은 본인의 클론이었고 지금이 본체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현대 사회는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구축되어 있고 그 인터넷에는 과거의 기록들이 사진과 영상으로 고스란히 다 남아 있다. 파일만 살아 있다면 100년이 지나도 다 찾아낼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 말을 바꾸겠다면 최소한 “그 때는 내가 뭘 잘 모르고 말했다.”는 반성의 말이라도 남겨야 할 것인데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겐 그런 것이 없다. 그래놓고 국민 건강에 최선을 다하는 척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가증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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