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4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일본은 기어이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려야 하는 이유로 그래야 후쿠시마 원전을 완전히 철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원자로 철거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일본 안에서 제기됐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가장 큰 명분은 '폐로'였다. 지난 22일 핵오염수 방류 결정 직후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폐로를 진행해 후쿠시마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ALPS 처리수 처분은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고 했다.
사고 원자로의 핵연료를 제거하겠다는 건데, 연료봉과 파편까지 약 880톤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는 핵연료 제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일본 내에서 나왔다. 일본의 원자로 격납기 전문가인 고토 마시시 박사는 880톤의 핵연료 가운데 불과 몇 g의 시험 추출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도쿄전력의 현재 기술 수준을 폭로했다.

또한 고토 박사는 MBC 취재진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체르노빌의 데브리(핵연료 잔해)는 아직까지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엄청난 대량으로 앞으로도 몇십년간 그럴 것입니다.”고 하며 핵연료를 꺼낸다 해도 처리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토 박사의 말대로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는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에 발생했지만 현재까지도 그 핵연료 잔해를 완전히 처리하지 못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핵연료 잔해를 처리할 기술이 나오지 않아 그저 석관을 씌워 피해의 확산을 막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그 ‘괴물’은 그저 석관 밑에 봉인되어 있을 뿐 완전히 처치되지 못했다.
또 고토 박사는 향후 50년간 핵연료 제거가 무리라고 지적하면서 핵연료도 못 꺼내면서 폐로를 위해 오염수 탱크를 처분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방류 한달간 매일 10곳의 바닷물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던 도쿄전력은 어제 분석 결과를 제대로 공표하지 못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바다의 상황이 사나워서 배를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관계로 육지에서 채취 가능한 T1, T2 두 곳에서만 채취를 했고...”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은 29일 이도운 대변인이 자랑스럽게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오염수 관련 수치들이 나오면서 가짜뉴스나 괴담이 많이 줄어들고 정치적 공격도 많이 힘을 잃는 것 같다.”는 어이 없는 브리핑을 했다.
일본 수산청도 매일 2마리씩 물고기를 잡아 삼중수소 농도를 공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역시 태풍 탓에 물고기 2마리를 잡지 못했다. 태풍과 폭우가 잦은 일본 기상 여건 상 앞으로도 오염수 모니터링에 차질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12호 태풍 기러기가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북상 중인데 태풍 진로 위험반원에 일본 열도가 들어가 있다.
어찌 되었든 일본 내부에서도 도쿄전력의 역량을 믿지 못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더라도 정작 중요한 핵연료 처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런 목소리엔 완전히 귀를 닫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국민의힘은 일본 정부보다 먼저 나서서 ‘오염처리수’로 용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