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앞서 한겨레21 단독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이른바 ‘식사 외교’를 통해 노력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모 한식당에서 재벌 총수들과 몇 시간씩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수시로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얼마 전 부산 방문 당시에도 재벌 총수들을 또 다시 동원했는데 한겨레 기사를 참고하면 올해에만 재벌 총수들을 공식 행사에 동원한 것만 총 12번이나 된다고 한다. 비공식 행사까지 계산하면 더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자신을 빛내줄 시종(侍從)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겨레에서 정리한 도표를 참조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동원한 공식 행사는 이렇다.
① 1월 2일 : 대한상의․중기중앙회 신년회
② 1월 14일 : 아랍에미리트 순방
③ 1월 18일 : 스위스 다보스포럼
④ 3월 17일 :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⑤ 4월 26일 :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
⑥ 5월 24일 : 중소기업인 대회
⑦ 6월 19~24일 : 프랑스․베트남 순방
⑧ 7월 10~15일 :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⑨ 10월 21~25일 :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⑩ 11월 20~25일 : 영국․프랑스 국빈 방문
⑪ 12월 6일 : 부산 국제시장 방문
⑫ 12월 11~15일 : 네덜란드 국빈 방문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공식·비공식 만남을 갖는 것은 물론 이들을 행사에 동원하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다. 우선 재벌 총수들은 윤 대통령이 차출할 때마다 항상 자신의 사업상 일정을 희생해야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이 마치 재벌 총수들을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조연으로 써먹으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오랫동안 검사 생활을 했다보니 재벌 총수들을 피의자처럼 다룬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 교수인데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피의자처럼 생각해 자꾸 동원한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기업인들을 자주 만날수록 이들에게 정부 사업을 수주하거나 규제 회피 등을 얻어 정경유착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처럼, 비공식 자리는 지양하고 공식 자리도 명확한 의제를 설정해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일한 한 관계자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비공식적으로 술자리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공개적인 자리를 갖는 것도 걸맞은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시장 방문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 달래기’라는 정치적 행보에 재벌 총수들을 동원한 것으로 유례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명확한 의제 없이 제멋대로 재벌 총수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참사, 의전 참사는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런 논란이 발생한 이유는 의전 및 외교 담당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의전에도 외교에도 나름의 주제와 목적이 있는 것인데 현재 윤석열 정부의 외교 및 의전 라인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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