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정경유착?

MBC 스트레이트, "윤석열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한 전경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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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9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재벌 총수들의 동행 횟수.(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년 9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재벌 총수들의 동행 횟수.(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8일 MBC 〈스트레이트〉의 탐사보도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속 없는 해외순방 뿐 아니라 정경유착으로도 이어졌다. 

우선 MBC 취재진들은 재벌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몇 번이나 동행했는지를 집계했다. 가장 많은 건 총 7회를 기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각각 6회,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병관 한화 부회장이 각각 5회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당시 재벌 총수 동행 횟수는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비해 4배나 더 많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는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숫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전체를 통틀어 재벌 총수를 대동한 횟수는 총 6회에 불과했다. 연 평균 1.2회 정도인 셈이다. 반면에 윤석열 대통령은 19개월 동안 재벌 총수를 데리고 간 것이 총 8회였고 연 평균으로 환산하면 5.05회를 기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4배나 된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위기 상황 때마다 재벌들을 향해 SOS를 했다. 예를 들자면 작년 8월에 있었던 역대급 나라 망신이자 실패작으로 남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있었다.

작년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당시 쏟아진 외신들의 혹평 기사.(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당시 쏟아진 외신들의 혹평 기사.(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당시를 다시 떠올려 보면 폭염 속에서 잼버리를 강행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온열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져 ‘현실판 오징어게임’이란 전세계적 조롱까지 쏟아졌다. 그런데 반해 샤워실과 화장실 개수는 너무도 부족하고 빗물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모기 등 해충들도 기승을 부렸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 대통령실은 재벌들을 향해 SOS를 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란 인물이 직접 주요 기업들에 도와달라고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은 신입사원 150명과 의료진 11명을 새만금에 급파했고 현대자동차는 간이화장실 24칸과 청소인력 100명을 새만금에 급파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당시 대통령실은 부랴부랴 재벌들에게 SOS를 쳤고 재벌들은 위 구호 물자 및 인력들을 원조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밖에도 자신들 회사 연수원을 숙소로 제공하거나 생수 148만 병, 얼음 5만 톤, 아이스크림 28만 개, 빵 24만 개 등 구호 물자를 원조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위기에 빠지자 기업들이 나선 것이다. MBC 스트레이트는 사실상 이 행태를 ‘정경유착’의 한 형태라 보도 했다.

작년 11월 28일 프랑스에서 있었던 2030 엑스포 유치전 표결 결과. 당시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29 : 119로 4배 이상의 격차로 대패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11월 28일 프랑스에서 있었던 2030 엑스포 유치전 표결 결과. 당시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29 : 119로 4배 이상의 격차로 대패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통령실이 재벌들을 동원한 사례는 앞선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외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에도 있었다. 그 때는 아예 최태원 SK 회장이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기도 했었다. 다들 알다시피 2030 엑스포 유치전은 29 : 119로 부산의 대참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 때문에 온갖 장밋빛 보도를 뿌려대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던 언론과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울경 지역의 민심이 험악해지자 대통령실은 또 재벌 총수들을 동원해 부산 국제시장에서 '떡볶이 먹방 쇼'를 펼치며 진화에 나섰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울경 지역의 민심이 험악해지자 대통령실은 또 재벌 총수들을 동원해 부산 국제시장에서 '떡볶이 먹방 쇼'를 펼치며 진화에 나섰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특히 엑스포 유치에 큰 기대를 걸었던 부산광역시를 포함한 부울경 지역의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에 대통령실은 또 재벌들을 향해 SOS를 쳤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국제시장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의 이른바 ‘떡볶이 먹방 쇼’였다. 즉, 총선을 앞두고 부울경 지역의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니 또 재벌들을 동원해 쇼를 벌인 것이다.

또 MBC 취재에 따르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 당시 대한상공회의소가 엑스포 유치 특별 회비를 재벌들로부터 걷었는데 삼성, SK, 현대, LG, 롯데 등 소위 10대 그룹으로부터 총 311억 원의 특별회비를 걷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프레젠테이션부터 엉망진창이었고 결국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대 재벌그룹들로부터 걷은 엑스포 유치 특별회비 액수는 총 311억에 달한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통령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재벌들이 구원투수로 나서는 이 행태에 대해 MBC는 현대판 정경유착으로 보았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부산엑스포에 굉장히 정성을 들인다는 정보가 재벌들에게 갔을 것이다”고 하며 “재벌들은 그걸 알고서 기본적으로 오래 전부터 유치전을 같이 열심히 하겠다고 들어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기엔 ‘세련된 방식’의 정경유착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주는 것, 주는 방식이 굉장히 세련되진 거다”고 덧붙였다. 즉, 과거처럼 뇌물을 받고 특혜를 주는 방식의 정경유착이 아닌 새로운 행태의 정경유착이라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나 과제에 재벌들이 손을 보태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가 이런 행태를 ‘정경유착’이라고 지적한 이유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건지 정치 권력의 이익을 위한 건지는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증거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국정농단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해체 수순을 밟았던 전경련이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전경련을 통해 뇌물을 줬던 재벌 총수들은 정부의 강압에 의해 금품갈취를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뇌물을 바쳤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전경련을 통해 뇌물을 줬던 재벌 총수들은 정부의 강압에 의해 금품갈취를 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뇌물을 바쳤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전경련은 최순실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돈을 갖다 바치는 모금 창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정부로부터 일종의 ‘금품갈취’를 당한 피해자인 양 잔뜩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의 주장대로 재벌들은 정부로부터 일방적으로 돈을 뜯긴 피해자들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보긴 어렵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승계 목적으로 86억 원의 뇌물을 제공했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월드 타워 면세점 승인을 목적으로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했다. 대법원은 이재용, 신동빈 두 사람이 강요죄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뇌물 공여자’라고 분명하게 판결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조차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선 ‘삼성 게이트’라고 해야 본질을 정확히 표현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었다.

본래 전경련은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박정희가 부패 경제인들을 소탕하겠다고 큰소리를 칠 때 삼성의 창업주 故 이병철이 정부에 협조를 약속하며 설립한 단체였다. 물론 정부가 기업들의 부패,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신 기업이 정부를 위해 뭔가를 하라는 식의 암묵적 거래 즉, 정경유착을 대가로 만들어진 단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빈 껍질만 남았던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이 전경련의 폐해가 설립 이후 55년 만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이 사건에 연루됐던 재벌 기업들은 전경련 탈퇴를 선언하며 빈 껍질만 남았다. 그러다가 이 전경련이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는데 성공했다.

작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전경련이 주최한 행사였는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회장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전경련 탈퇴를 선언하고 불과 6년 만에 다시 전경련에 복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도 함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후보 대선캠프 선대위원장 등을 지냈던 김병준 씨였다. 기업 운영 경험이 없는 정치인이 전경련 회장이 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작년 5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혁신안을 내놓고 4대 그룹을 향해 사실상 전경련 복귀를 종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해 8월에 그 4대 그룹은 모두 전경련에 복귀했다.

2022년, 2023년 광복절 특사 당시 풀려났던 경제사범들의 면면.(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022년, 2023년 광복절 특사 당시 풀려났던 경제사범들의 면면.(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지적할 점은 윤석열 정부의 친재벌 색채가 나날이 강해져 있다는 것인데 이 또한 정경유착의 한 부분이다. 재작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석 달 후 첫 특사에서 대거 풀려났던 사람은 이재용 당시 삼성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으로 모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경제사범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에게 복권, 사면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 밖에 2022년과 2023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던 경제사범들 대다수가 중범죄를 저지른 기업 총수들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들을 죄다 사면, 복권한 이유에 대해 경제발전의 중요성을 핑계로 들었다. 이에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사면해야 한국 경제가 발전한다는 논리를 드는데 그럼 자신은 한평생 재벌 총수들 구속시키는 걸 업으로 하지 않았나? 그만큼 훌륭한 자기부정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 외에도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감면, 총수 일가 고발 지침 변경 재검토, 대기업 내부거래 공시기준 완화 등 온갖 친재벌적 정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정경유착 행태가 과연 나라의 경제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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