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비는 역대 최다, '성과'로 홍보한 건 대부분 MOU"
"순방비는 역대 최다, '성과'로 홍보한 건 대부분 MOU"
MBC 스트레이트, 尹의 실속 없는 거품 외교에 대한 탐사보도 1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1.2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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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후 부랴부랴 재벌 총수를 대동해 부산 국제시장에서 '떡볶이 먹방 쇼'를 벌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12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후 부랴부랴 재벌 총수를 대동해 부산 국제시장에서 '떡볶이 먹방 쇼'를 벌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8일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한국 정치, 사회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정경유착 행태에 대해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스트레이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마다 항상 재벌 총수들을 대동했고 그 때마다 대통령실은 MOU를 수백 건이나 체결했다는 ‘성과’를 부풀려서 홍보한 대통령의 실속 없는 거품 외교와 정경유착 행태에 대해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찍이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자칭했다. 그걸 명분으로 숱하게 해외 순방을 떠났고 그 때마다 재벌 총수들이 항상 따라다녔다. 〈스트레이트〉는 현재 취임하고 1년 9개월 동안 윤 대통령이 거둔 외교적 성과는 어떠했는가? 그 점을 먼저 살펴봤다.

작년 6월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동행했다. 그리고 205개 기업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들어가 있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베트남과 모두 111건의 MOU를 체결했고 역대 대통령들 해외 순방 성과 중 최대라고 홍보했다.

작년 6월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총 111건의 MOU를 체결했다는 성과를 뻥튀기해서 홍보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의료기기 납품 중소기업의 현지 지사와 맺은 총판 MOU도 섞여 있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런데 그 111건의 MOU 중 이상한 계약이 있었던 것이 MBC 취재진의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경제사절단 중 하나로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의료기기 납품 중소기업이 현지 베트남 지사와 맺은 이른바 ‘총판’ MOU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MBC 취재진이 추가로 확인한 결과 문제의 의료기기 중소 기업은 제품 개발에도 실패했다고 한다. 사실상 없던 일이 된 셈이다.

8년 전 박근혜 씨의 이란 순방 당시 언론들의 뻥튀기 보도. 하지만 과연 그 실체는?(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8년 전 박근혜 씨의 이란 순방 당시 언론들의 뻥튀기 보도. 하지만 과연 그 실체는?(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무엇보다 MOU란 것은 ‘양해각서’란 뜻으로 “정식 계약 전에 합의한 사항을 명시한 문서”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2016년 5월 이란 순방 당시 언론들은 박근혜 씨가 이란에서 52조 수주 ‘대박’을 냈다며 엄청나게 뻥튀기해서 보도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그 당시 박근혜 씨가 이란 현지에서 쓸어담아온 52조 계약 건은 어떻게 됐을까?

2016년 박근혜 씨의 순방 당시 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총 18건의 MOU 중 사업 진행 중인 것은 고작 1건에 그쳤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MBC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산업부 소관 18건의 MOU 중 사업이 진행 중인 것은 단 1건에 그쳤고 나머지 17건은 모두 중단, 보류된 상태였음이 밝혀졌다. 즉, 박근혜 씨가 이란 현지에서 52조 대박을 터트렸다는 건 모두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로 떡칠된 허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또한 재벌 총수들을 데리고 나간 해외 순방 때마다 MOU 체결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작년 10월 카타르 순방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총 202억 불 규모의 MOU와 계약 성과가 있었고 “중동 빅3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에 총액 792억 불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이다”고 성과를 자랑하듯이 말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라고 홍보한 것들 중 90% 이상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였음이 드러났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에 MBC 취재진이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한 해 경제사절단을 꾸린 해외 순방 때 맺은 MOU와 계약을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해외 순방 중 체결한 MOU와 계약은 총 401건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중 91%인 367건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였고 실제 계약은 19건으로 4.7%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MBC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 국장은 “이건 실제 말 그대로 계좌에 돈이 들어와야 되고 계약을 통해서 그렇게 해야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는 건데. 따라서 MOU가 제대로 안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서 경제사절단 모집을 할 때 우대조건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서 경제사절단 모집을 할 때 우대조건에는 'MOU 체결 예정건 보유 등'이란 문구가 첨가됐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작년 10월 윤 대통령의 카타르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 모집 공고문을 띄웠는데 그 공고문을 보면 우선 선발 기준으로 ‘해당 국가와 명확한 비즈니스 성과가 기대되는 경우’라고 고르면서 그 옆에 ‘MOU 체결 예정건 보유’라는 문구가 첨가되어 있었다. 이 문구는 문재인 정부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것이라 한다. 이로 볼 때 아예 MOU 체결 건 수를 염두에 두고 모집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MOU가 예정되어 있다는 정보가 있으면 대통령 순방에 맞추자고 기업에 제안하기도 했다”고 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성과 홍보르르 위해 MOU 부풀리기에 정신을 쏟고 있었던 셈이다.

작년 10월 카타르 순방 당시 최대 성과라고 떠들었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의 실체.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에 사전 계약이 체결된 것이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카타르 순방 당시 현대중공업이 카타르에너지와 맺었다는 LNG 운반선 건조계약의 경우 39억 불(한화 5조 2,000억 원) 수주를 했다며 자신들의 치적으로 포장했지만 사전 계약은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에 체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래 총 16회의 해외 순방을 갔다. 미국이 5회, 일본 2회, 영국 2회, 프랑스 2회 등을 기록했는데 그 와중에 양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는 단 1번도 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는 서방 국가에 지나칠 정도로 편중되어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비용은 두 전임 대통령에 비해 2배 이상 더 많을 뿐 아니라 기존의 예산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비까지 끌어다 썼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비용은 두 전임 대통령에 비해 2배 이상 더 많을 뿐 아니라 기존의 예산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비까지 끌어다 썼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하나의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예산이 박근혜 씨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더 많다는 것이다. 박근혜 씨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주로 해외 순방 예산이 200억 안팎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책정된 예산도 부족하다며 예비비를 더 끌어다 써서 578억까지 증액됐다.

대통령실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외 투자 유치를 멈추면 국가적 손해라는 명분을 들이밀며 예산을 증액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자신의 지지율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는 과연 어떠했던가?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이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이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작년 11월 말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2주 만인 12월 중순에 윤 대통령은 또 네덜란드로 국빈 방문을 떠났다. 그리고 이 자리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이 동행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왕 빌럼 알렉산더르와 함께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 ASML 방문도 했다.

그 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외국 정상 최초’로 ASML을 방문했다고 홍보했다. 또 윤 대통령도 “양국은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이 ‘반도체 동맹’ 사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이 있고 불과 열흘 뒤 ASML은 한국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신 노광장비 하이NA(HighNA)를 삼성이 아닌 경쟁업체 미국 인텔 사에 처음으로 넘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그러나 네덜란드의 노광장비 회사 ASML은 한국의 기대를 비웃듯 최신 노광장비를 삼성의 경쟁사인 미국의 인텔에다 넘겼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한 MBC 취재 결과 정부가 네덜란드 순방 당시 진짜 역점에 두었던 건 따로 있었다는 뒷말도 있었음이 밝혀졌다. 그건 이미 당시 보도에서 나왔듯이 네덜란드 측에 과도한 의전 요구를 해서 대사를 초치했던 사건이었다. 즉, 윤석열 정부가 진짜 역점에 두었던 건 의전이었던 셈이다.

이런 실속 없는 해외 방문은 프랑스 순방 당시에도 있었다. 작년 5월 당시 프랑스는 생산, 운송 시 탄소배출량 많은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제외하는 이른바 녹색산업법을 발표했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이 많고 운송거리가 먼 한국에는 상당히 불리한 내용의 법이었다.

작년 6월 프랑스 순방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산 전기자동차 보조금 문제에 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았고 오로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만 올인하다시피 했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리고 발표 한 달 뒤인 6월에 윤 대통령은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 정상회담을 했다. 물론 이번에도 기업인들이 대동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저 녹색산업법에 관한 논의는 정식 의제에 오르지도 않았고 그 당시 정부가 역점에 두었던 건 오로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밖에 없었다. 

정부는 뒤늦게 방문규 산업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가 잇달아 프랑스를 방문해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논의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운 뒤였다. 즉, 정부가 힘을 써야하는 상황에서 정작 정부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셈이다.

덕분에 유럽 현지에 공장이 있는 코나만 살아남았고 니로와 쏘울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한국산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출처 : MBC 스트레이트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덕에 유럽 현지에 공장이 있는 코나만 살아남았고 니로와 쏘울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했다. 최대 700만 원의 보조금 혜택이 날아갔을 뿐 아니라 현지에서 한국산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그에 반해 이미 공장을 현지화한 일본의 경우 도요타와 니산, 마스다의 전기차 6종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문제의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총선을 출마한다는 이유로 취임 107일 만에 장관직에서 사임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중장기적 경제 정책은 하나도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볼 때 방 전 장관은 총선에 나갈 사람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임명했다. 3개월짜리 장관이 산업 정책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리도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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