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의 경제 돋보기] 초저출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신용한 경제·일자리 전문가,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아이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8이라는 말을 듣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머리를 움켜쥐며 내뱉은 탄식이다.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소멸에 대응해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380조 원을 쏟아부었는데도 ‘백약이 무효“인 듯 속수무책으로 내려만 가는 출산율에 한 국내 석학도 “이제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 같아요.”라며 장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2023년 4분기 출산율이 급기야 사상 최저인 0.65명을 기록했고, 연간 출산율 역시 0.72명으 로 최저기록을 세웠다. 2018년 이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유일하게 1명 미만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가 된 뒤로 사망자 수보다 출생아 수가 적다 보니 자연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안정적으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 출산율 2.1명에는 한참 미치는 못하는 수치고, 이런 추세라면 5,175만 수준인 한국의 인구는 21세기 말이 되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근로연령 인구와 병역자원이 절반으로 줄고, 국민의 절반 이상이 65세가 넘게 되어 인구학적 위기가 국가 경제 성장과 연금 등 사회 복지 시스템 붕괴 및 안보에도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와 가히 “국가 비상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저출산 인구소멸 문제에 대한 해법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현실성이 확연히 떨어지는 해법이나 논쟁으로 조롱거리를 자초하는 일이 허다하다. 최근 한 서울시의원이 괄약근에 힘을 줘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아서 “인간을 능멸하는 말”이라는 지탄을 받는가 하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차 여학생을 1년 조기입학 시키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서 스스로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은 대체로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급등한 주택 가격,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사교육비 부담, 경기 불황으로 인한 불안정한 고용환경 등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둘째는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69시간 논쟁에서 보듯이 여전히 남아있는 장시간 노동문화로 인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과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남성의 육아 참여 부족 등의 ‘문화적인 요인’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점이다. 셋째로는 높은 청년 실업률,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우려 등 ‘미래 불확실성’이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 가치관 확산과 동시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녀 없이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치관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각의 원인에 맞게 대응책을 내고 세심하게 효과를 분석해가며 통합관리를 하는 게 기본이라는 것은 다 알지만, 지금까지는 중구난방 식으로 대책을 내고 관리마저 제각각이다 보니 저출생 대책으로 투입한 예산 규모 통계도 기관과 범위에 따라 고무줄 같은 게 현실이다. 또한 올해 새로 시행되는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대책도 각 부문별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재정지원 위주의 쉬운 정책이 주를 이루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취업·창업-연애-결혼-출산-육아-교육'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라이프 사이클’ 맞춤형 대책이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바보야, 문제는 사회 구조야!”라는 말처럼 한국은행이 ‘초저출산’ 보고서에서 저출생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한 우리 청년들이 느끼는 경쟁 압력·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에서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단순히 직접 현금지원 방식의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용률을 높이고 집값을 안정시키며 도시 인구 집중도를 낮추는 등 큰 틀의 ‘사회 구조 개혁’과 함께 일자리의 양성평등 노동 환경을 만드는 ‘가치 문화 개혁’도 절실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완전히 망한다고 할 정도의 국가 비상사태 수준의 위기 앞에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부도 심각한 상황에 맞추어 ‘저출산대응기획부’를 신설하고 대통령실에 저출생 담당 수석 및 비서관을 임명하기로 했고, 때마침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저출생 대책을 위한 여야정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하면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고 있으니 정부 여당은 초저출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심기일전해야만 한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다시 흥하네요. 와!”라는 탄성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창간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굿모닝충청. R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