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화동의 역사가 담긴 콩나물탕, ‘대전의 노포’
    선화동의 역사가 담긴 콩나물탕, ‘대전의 노포’
    [굿모닝충청 맛집] 대전 중구 선화동 ‘탑집’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5.12.1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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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 주택가. 한적한 분위기의 골목에 구수한 향기가 가득하다. 냄새를 쫓다 보면 만나는 곳, 이미 알 법한 사람은 아는 맛집 ‘탑집’이다.

    콩나물밥을 주 메뉴로 30여 년간 자리를 지켜온 탑집은 대전 중구 원도심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대전시청과 충남도청 등이 위치해 대전의 중심이었던 시절, 소위 ‘검은차를 타고 다니던 분들’이 회동의 장소로 삼았던 곳이다. 1987년 개업한 뒤 강산이 세 번 달라질 동안 이 곳은 변한 게 없다. 시골 할머니 집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는 물론, 메뉴와 맛도 여전히 그대로다.

    최근 이곳을 운영하던 주인 노부부가 친지에게 가게를 대물림하고 물러났지만 30년의 손맛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대전의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바라보는 ‘탑집’을 찾았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게 비결
    이 집은 주택가에서 조그마한 간판만을 달고 영업 중이라 한 눈에 찾기는 쉽지 않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고소하고 얼큰한 향기와 전통을 간직한 2층 주택이 ‘나 맛집이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자리에 앉으면 코스요리 중 가장 먼저 나오는 메뉴가 청포묵이다. 대전지역 향토기업에서 구입한 탱글탱글한 청포묵에 소고기 목심을 간장에 졸여 고명으로 올린다. 달콤짭쪼름한 맛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좋아한다.

    다음으로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굴전이 나온다. 통영의 생굴만을 사용하고 양파와 쪽파를 푸짐히 썰어 넣어 두툼하게 튀겨낸다. 싱싱한 굴의 향기와 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을 주는 양파가 어우러져 ‘한 접시 더!’를 외치는 손님들이 많은 메뉴다.

    앞선 메뉴들로 입맛을 한껏 자극한 뒤엔 메인메뉴인 콩나물탕과 콩나물밥이 나온다. 황태와 바지락을 듬뿍 넣어 먹자마자 시원한 얼큰함이 온 몸을 시원하게 해 준다. 해장음식 1등으로 꼽히기 충분한 맛이다. 콩나물밥에 간장과 생채, 청포묵을 비벼 먹으면 시원한 콩나물이 아삭아삭하며 식감을 자극한다. 눈 깜짝할 새 한 그릇 뚝딱이다.

    또 돼지고기 수육은 한약재나 별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커피만으로 냄새를 잡는다. 가게 어르신들께서 고집해 온 방식으로,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 중에서도 좋은 것만 사용한다. 생채와 김치 등 밑반찬은 국내산을 사용해 가게에서 직접 만들고, 쌀은 포천쌀을 쓴다.

    장원석(46) 대표는 “어르신께 배운 비결이 별다르진 않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으면 맛이 없을 수 없다’가 어르신의 철학이었다”며 “지금도 그 분들께서 하던 방식 그대로 물가가 오르든 재료가 비싸든 아낌없이 좋은 재료만을 듬뿍 넣어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가정집서 대접받는 느낌
    친가 어르신께 가게를 물려받은 장 대표는 20여 년의 직장생활을 접고 지난 5월부터 가게를 운영 중이다. 방송계에 종사하며 주방에 출입한 적도 없었던 장 대표는 몇 달간 어르신 밑에서 일하며 요리와 음식 하는 자의 마음가짐을 배웠다.

    ▲ 장원석 대표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집은 한 방에 한 팀만 받는다는 원칙에 따라 아무리 큰 방이라도 2명의 손님이 먼저 예약하면 이들만 대접한다. 각 방에는 30년 된 에어컨과 서랍장, 그림액자가 추억의 향기를 불러온다.

    식사는 모두 예약제로 모든 메뉴는 그 분들을 위해서만 따로 만들어진다. 2명이 예약해도 2인분의 밥을 따로 짓는다. 식사를 마치신 손님들에게는 자신이 먹은 밥에서 나온 누룽지를 대접한다. 이 누룽지를 잊지 못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장 대표는 “한국에 노포가 별로 없는 점이 항상 아쉬웠다. 가게를 대대로 물려 탑집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며 “추억과 전통을 간직하는 음식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애정과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 대전 중구 선화서로19번길 44
    차림표 ▲4인기준(콩나물탕·굴전·청포묵·누룽지) 5만원 ▲수육 2만원 ▲굴전 1만원
    예약문의 ☎042-25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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