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최영규·신상두·김태린·채원상·김갑수 기자]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응급의료 현장 역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추석 연휴가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굿모닝충청> 취재를 종합하면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최소 전문의 12명이 있어야 운영 가능한데 최근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몇몇이 서울 등 타 병원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근무조건 향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응급의학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인지라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사직으로 불가피하게 24시간 응급 진료 체계(성인)를 유지할 수 없어 응급의학과 전문의 충원 시까지 한시적으로 야간 진료를 제한한다”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다만 추석 연휴 기간인 16일부터 19일까지는 24시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충북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은 6개월째 전공의 부재에다 코로나19 재유행까지 겹치면서 추석 연휴 의료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교수 6명으로 버텨오던 응급실은 2명이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서 지난달 2차례 운영이 중단되는 등 한계에 다다랐다.
이 중 전공의 1명이 휴직하면서 또다시 공백이 발생했고, 군의관마저도 곧 복귀할 예정이어서 추석 연휴 응급실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북대병원은 지난 2월 사직서를 낸 전공의 114명 가운데 106명의 사직서를 모두 수리해 현재 8명만 근무 중이다.
이처럼 충북대병원 응급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산모가 병원 26곳에서 거절당해 구급차에서 출산하고, 음주 차량에 치인 오토바이 운전자는 150km 떨어진 경북 안동으로 이송되는 등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대병원은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에 맞춰 보건복지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2차 의료기관인 건국대 충주병원은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격일제로 근무하며 1일 1명이 응급실 병상 23개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일부터는 주말과 휴일, 평일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해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만 진료가 가능하다.
아직까지 운영 중단 위기까지 내몰리지 않고 있는 충청권 주요 병원 관계자들도 “현재로선 응급실 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추석에는 다른 곳이 문을 닫아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 걱정”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충남보령‧서천)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의료 대란 문제와 관련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바라보는 상황과 달리 보고 있다”며 “응급실 상황은 숫자로 얘기할 게 아니다. 국민과 의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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