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정부 연구개발(R&D)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사업들도 내년도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R&D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국회의원(대전 유성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R&D 사업 중 ‘우수 평가’를 받은 사업은 총 51건이며 이 중 11건의 계속 사업에 대해 예산이 삭감됐다.
예산이 가장 많이 삭감된 사업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개발 지원’ 사업으로 150억 7천 4백만 원이 삭감됐으며, ‘테크브릿지 활용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 63억 2천만 원, ‘고부가가치 융복합물류 배송·인프라 혁신기술 개발’ 사업 48억 2천 1백만 원이 삭감됐다. 11개 사업의 총삭감 규모는 359억 4백만 원이다.
정부의 성과평가 계획에 따르면 자체 평가 결과가 ‘우수’이면서 적절성 점검 ‘적절’인 경우 예산 증액 요소로 고려하고, 반대로 자체 평가 결과 ‘미흡’과 적절성 점검 ‘부적절’인 경우 예산 삭감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지난해 정부는 올해부터 평가의 미흡 비율을 20%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 엄격한 평가를 강조한 바 있다.
‘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사업이 종료돼 내년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R&D 사업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업이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과 ‘신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등이다.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사업은 2022년도 153억 원, 2023년도 1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R&D 예산 삭감 사태가 발생한 올해 예산은 이례적으로 7억 4천여 만 원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사업이 종료돼 내년도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
‘신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 기술 개발’ 사업도 2022년 113억 원, 2024년 136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지만 올해는 27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고, 내년도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코로나 변종 등 신종 감염병 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산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 의원은 “지표로 검증된 우수 사업 예산이 삭감되는데, 윤석열 정부의 R&D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우수’ R&D 사업들의 급격한 예산 삭감이 근거 없이 이뤄지고, 결국 우수 사업들의 폐지로 이어진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 현장에서는 R&D 예산이 아직 제대로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우성이 나온다”라며 “연구 현장의 우려를 과기부에 전달하고, 내년도 R&D 예산이 제대로 복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추가 증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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