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김영환 충북도지사 최근 화두는 ‘환경정책’이다. 개발과 보존 논리가 상충하는 김 지사의 정책에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추석을 지낸 김 지사는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환경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일 실국장회의에서 “충북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 가운데 첫 번째는 생태환경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도정 중심에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충북의 생태환경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우선 수질오염을 차단하는 대장정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며 “수질오염과의 대전쟁을 선포하고 한강과 금강 상류의 오염원 차단에 집중해 맑은 물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정책 설명 배경에는 그가 추진해온 ‘레이크파크’ 사업과 ‘중부내륙지원특별법’에서 근간을 찾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청남대를 품은 대청호가 있다.
대청호는 충청권의 식수원이다.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한 바램은 인간의 기본적인 삶과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근본이다. 대청호가 끼끗하게 유지돼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김 지사의 ‘맑은 물’을 위한 정책 브리핑에서는 깨끗한 대청호를 위한 각오가 엿보인다.
문제는 김 지사의 이 같은 의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점이다.
김 지사는 최근 개정된 ‘상수원 관리규칙’에 따라 청남대에 라면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을 개설하고 산을 깎아 모노레일을 설치할 예정이다.
청남대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기 위해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 끊임없이 요청하고 설득해 이뤄낸 결과하고 자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청남대에 식당을 차리고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사업은 식수원인 대청호의 수질을 보존하는 사업과 거리가 멀다.
이 문제에 대해 “단 한 방울의 오폐수도 대청호로 흘려보내지 않겠다”며 오폐수 처리 계획을 밝혔지만, 산을 깎아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음식점을 차리는 자체가 식수원에는 위협이 된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놔뒀을 때 가장 깨끗하게 유지된다. 아무리 최신 공법을 투입해 무엇인가를 설치하려 든다면 그때부터 각종 오염은 시작되기 마련이다.
일례도 도시공원일몰제가 해제될 즈음 청주시의 대부분 공원에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당시 건설업자들은 아파트를 짓고 그 주변에 더 좋은 공원을 만든다고 공언했지만 있는 나무를 뽑아내고 다른 나무를 심는 행위가 공원을 살린다고 볼 수는 없다.
대청호도 마찬가지다. 관광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무리해서 식당을 차리고,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더 나아가 배를 띄우는 행위에 대해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추석 연휴를 보내며 김 지사는 SNS에 “오폐수로부터 우리의 강과 호수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선포하고 환경대원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거창하고 멋진 출사표다. 그렇다면 이러한 출사표에 맞게 청남대를 비롯한 대청호와 충북 내 그 많은 호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정책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
의지와 정책이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민선 8기 후반기의 역점 사업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좀 더 구체적이고 효과성 있는 ‘환경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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