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 비공개 행사에 공식 문서나 절차 없이 구두 명령만으로 군인들을 비공식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병영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 본인의 말과도 모순되는 행보다.
JTBC는 지난 5월 10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연 태권도 시범 행사에서 시범단으로 온 30여 명 중 20여 명은 경호처 소속 경호관이 아닌 군인들이었고 이들은 약 2달간 군인 임무가 아닌 행사 준비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국방위, 경기 하남갑)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장병 15명, 특수전단사령부 장병 7명이 동원됐다.
군 장병들을 해당 행사에 파견하기 위해 국방부와 육군(수방사·특전사 포함)이 받거나 보낸 공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호처와 국방부·육군이 별개 기관 소속인 만큼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 등 공식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일체 없었고, 구두로만 요청해 인력을 뽑아 행사에 참여시킨 것이다.
또한 국방부와 육군 내부에서도 경호처 행사 준비에 대한 계획 보고는 없었고, 동원된 장병들의 경호처 파견 및 출장 명령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당시 취임 2주년 행사를 총괄한 경호처장"이라며, "대통령 셀프 축하파티에 동원된 우리 장병들에게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향후 근거없이 군인들을 외부 행사에 동원 금지 등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추석 당시 윤 대통령은 '병영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도 "장병들이 자부심을 갖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식주와 의료 체계를 비롯한 제반 복무 환경을 계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발언한 바 있었다.
이렇듯 병영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면서도 합당한 절차 없이 군인들을 동원해 또 다시 '언행불일치'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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