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추석 당일 육군 15사단을 방문해 "(군인들이) 잘 먹어야 훈련도 잘하고, 전투력도 생기는 법"이라고 말하며 통조림과 전투식량 보급을 늘리라는 지시를 했었지만 정작 정부는 내년도 병사 급식단가를 동결하고 간식비는 줄이고 국군의날과 명절에 지급되는 특식은 폐지할 계획이란 사실이 3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며 비판에 나섰다.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병사 기본급식 사업의 세부 변동내역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국방부는 내년 급식 및 피복 예산을 올해보다 1008억원 줄인 2조5294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이 줄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병사들의 먹을거리와 관련된 여러 명목의 예산들을 동결하거나 감축했다. 물가 인상으로 인상이 요구된 기본급식비 단가는 1인당 1만3000원(한 끼 4333원)으로 3년째 동결했으며, 물자호송병 등 영외 병사들의 식사 지원을 위한 매식비 예산도 단가 7000원으로 동결했다. 물가 인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매식비 예산은 병사들의 자비 부담으로 이어져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영내 병사들에게 지급되던 증식(간식)비 단가는 4000원에서 3000원으로 줄였다. 국군의날과 설날, 추석에 나오던 단가 3000원의 경축일특식(간식) 예산은 내년부터 아예 없애기로 했다. 병사들의 경축일 특식은 과거 교도소 재소자들보다도 횟수가 적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제 아예 사라지게 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전체적인 급식 예산 감소 배경으로 병 봉급 인상과 병력 자원 감소 등의 추세를 들었다. 하지만 부실 급식을 불러올 수 있는 저렴한 단가를 동결하는 등 전체적인 예산 부족을 병사들의 먹을거리 지원 축소로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4일 황정아 대변인 명의로 '고교생보다 못한 병사 급식비 동결, 잘 먹어야 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도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까?'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황 대변인은 "지난달 “잘 먹어야 전투력이 생긴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결국 국군 장병과 장병가족들을 기만한 허울뿐인 말장난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추석 당시 윤 대통령이 “잘 먹어야 전투력이 생긴다”라고 외친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는지 아니면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우라는 무책임한 지시였는지를 따져 물었다. 국방부가 예산 동결 사유로 병사들의 봉급 인상과 병력 자원 감소 탓으로 돌린 것에 대해서도 '뻔뻔하다'고 비판하며 "급식비를 병사들에게 전가하는 파렴치한 행태에 장병들의 사기는 땅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군은 사기로 먹고사는 집단”,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그 어떤 첨단전력으로 싸워 이길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고작 한 달 안 돼 본인이 한 말을 까먹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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