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에 1조 6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이익은커녕 1조 2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가계 대출로 거둔 이자 수익이 해외로 유출돼 손실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대전 유성갑)은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국민은행의 KB부코핀은행 투자 부실로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1164억 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됐고, 2020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차례 유상 증자를 통해 총 1조 6000억 원을 투자했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에 지분을 투자하며 수익을 기대했지만 지난 4년 6개월간 1조 5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지분대비 순손실도 1조 2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조 의원은 “KB국민은행의 투자 손실로 심각한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라며 “부코핀은행 투자 시 코로나에 따른 인도네시아 내외부 환경,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이해, 투자 실사 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KB부코핀은행은 자산 부실이 심화하면서 부실여신 증가-자본 부족-금융당국 규제 증가-은행 평판 훼손-성장 부진의 악순환에 빠졌다”라며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경영정상화 계획의 이행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이 내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지만, 지금까지 투자한 1조 6000억 원을 회수하기 전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일각에서는 수십 년이 걸려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KB부코핀은행의 NPL(non-performing loan·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중)은 22년 말 6,65%에서 24년 6월 11.3%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해 개발에 나섰던 차세대전산시스템(NGBS·New Generation Banking System)은 오픈도 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시스템 개발사에 불완전한 여신 데이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계약기간이 끝나도록 시스템은 오픈되지 못했고, KB국민은행은 개발사에 대한 140억 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개발에 참여했던 업체에게 차기 개발을 담당할 업체에서 돈을 받으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KB부코핀은행 투자에 대한 특별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향후 해외 투자에 대한 사후관리, 건전성 감독과 내부 통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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