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9일 노컷뉴스가 윤석열 대통령이 태릉 군(軍)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현장을 취재했을 당시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이 앞장서서 취재를 방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 건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또 입틀막이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노컷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9일 취재진들이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현장을 포착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과 맞닥뜨렸고 경호처가 취재진에 대한 신원 확인 및 소지품 검사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호처가 경호상 이유로 취재 중단을 요구했고, 취재진은 이를 수용했음에도 경호처는 한 발 더 나아가 지금까지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 등을 모두 삭제해 달라고도 요구했고, 취재진은 그 앞에서 휴대폰 초기화까지 진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호처의 과도한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 위해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취재진을 둘러싸고 놓아주지 않고 경호법을 거론, 임의동행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취재진을 경찰에 신고했다. 노컷뉴스는 경찰의 전언을 인용해 신고 내역은 "경호처인데, 시비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을 향해 경호처는 경찰에 경호법을 거론하며 취재진을 임의동행하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경호법 사안으로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런데 이후 경찰은 경호처 직원과 얘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취재진에게 건조물 침입죄로 임의동행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경호법 적용이 여의치 않자 '별건'(관련이 없는 사건)을 적용한 셈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후 안귀령 대변인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 국민의 물음에는 ‘입꾹닫’하고 언론의 보도는 ‘입틀막’합니까?'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또 ‘입틀막’입니까?"라며 "해당 기자가 취재를 위해 대기하고 있던 골프장 앞은 평소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장소에다가, 당시에도 단풍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다고 한다. 금지구역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해당 기자의 휴대전화를 강탈했고, 경찰은 입건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안 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이 골프를 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변한 것을 들어 "그리도 떳떳한데 왜 기자의 휴대폰을 강탈하고 입건하나?"고 반문하며 "거짓 해명과 추태 등 골프 논란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는 ‘입꾹닫’하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입틀막’하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질타했다.
안 대변인은 "‘입틀막’한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즉각 해당 기자는 물론이고, 골프 논란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자를 문책하시라"고 주문했다.
조국혁신당 또한 이규원 대변인 명의로 '대통령 골프 취재했다고 기자 휴대폰을 뺏는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 대변인은 "태릉골프장은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공간이고 당시에도 단풍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경호처가 무슨 권한과 근거로 기자의 휴대폰을 빼앗고 직무질문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대통령 경호처의 월권 행위를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경찰을 향해서도 "오히려 경호처의 권한 남용 피해자로 보이는 기자를 입건하고 임의동행한 뒤 제보자 색출에만 골몰했다고 한다"며 "강한 기시감이 드는 ‘입틀막’이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고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16일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 윤 대통령이 주위의 조언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연습을 시작했다”고 거짓 해명을 한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인 군 장병의 골프가 금지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에도, ‘부천 호텔 화재 추모’ 기간에도 골프를 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도 골프 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실의 습관적 거짓말은 정말 문제이고 오히려 일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도대체 왜 트럼프 당선인과의 라운딩 준비를 위해 골프연습을 했다고 반 나절이면 들통날 지나가던 소도 웃을 거짓 해명을 했는가?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이 가짜로 판명된 게 한 두번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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