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에게 전시 상황에서 병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탄약인 이른바 BL탄을 개봉하라는 승인이 떨어졌던 사실이 21일 밤 M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당시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을 막으려고 지키고 있던 수많은 이들을 향해 실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MBC는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작년 12월 3일 당시 특전사 707특임단 지휘부의 텔레그램 대화내용을 입수해 이 사실을 알렸다. 국회로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이동 중이던 밤 11시 반에 김현태 특임단장은 "외곽 봉쇄, 출입문 차단"이란 지시를 내렸다. 이어 "공포탄, 테이저건으로 외부 접근세력 차단"이라고 덧붙였다.
16분 후엔 "진입시도 의원 있을 듯"이라며, "문 차단 우선, 이후 진입 차단 막고"라고 적었다. 이는 곧 국회의원들의 본청 진입을 막는 게 임무란 점이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밤 11시 49분 국회에 3대의 계엄군 헬기가 착륙했고 당시 국회 본청 앞은 계엄군 진입을 막으려는 시민과 취재진, 보좌진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MBC는 707특임단이 국회에 도착한 지 16분 후, 텔레그램 대화방에 "사령부에서 비엘탄 개봉 승인"이란 메시지가 떴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가져온 BL탄을 개봉해 즉시 사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BL탄은 전시에 병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기본적인 탄약 휴대량을 뜻한다.
이날 국회에 투입된 707특임단 대원은 모두 197명이며 이들이 가져온 탄약은 5.56mm 보통탄과 공포탄 등 3300여 발에 달했다. 김현태 707특입단장은 그동안 실탄 사용은 테러 상황에 한정돼 있다며, 대원들에게 개별 지급을 하진 않았다고 밝혀왔고 국방부도 탄약 사용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BL탄을 개봉', 즉 즉각적인 탄약 사용 준비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계엄군은 언제든 발포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MBC는 김현태 단장이 "텔레그램에서 작전 지시를 한 것이 아니"란 입장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2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검찰에 제출하고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자신의 비상계엄이 국회의 '패악질'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실시한 '경고성 계엄'이었으며 계엄군이 국회에 침투한 것 역시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실탄을 장전하고 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은 언제든 살상을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국회의원 살상을 염두에 둔 계엄이 어떻게 '경고성 계엄'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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