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 사태 당일 '2차 계엄'을 모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확보한 합동참모본부 지하벙커 CCTV 속 장면을 보면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과 기밀장소로 통하는 '결심지원실'이란 곳에서 대책 회의를 한 장면이 포착됐다.
23일 밤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합참 CCTV를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 합참을 방문했고 지휘통제실에 들러 담당자들과 악수하고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윤 대통령이 합참 내부에서 접촉한 인물들과 실무자들을 전원 조사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검찰은 김용현 전 장관이 국회 의결로 계엄에 제동이 걸린 뒤 지휘통제실에서 한 발언이 담긴 녹취파일도 계속 분석하고 있는데 김 전 장관은 당시 적은 수로는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없다는 뜻의 '중과부적'이란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바는 못 이루었지만 수고했다"고 말한 음성도 담겨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JTBC는 해당 발언이 윤 대통령이 지휘통제실을 찾기 직전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곧 계엄에 분명한 목적이 있었고 국회를 막지 못한 걸 '실패'로 인식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JTBC는 검찰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주장하는 '경고성 계엄'이 아니라 '실패한 계엄'이었다는 걸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 실패 직후 지하벙커 안에서도 기밀장소로 통하는 '결심지원실'이란 곳에서 대책 회의를 했는데 검찰은 이 회의에서 '2차 계엄'이 논의된 건 아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심실은 지난 4일 합참 지휘통제실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수 인원만 모아 회의를 한 장소로 여기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 핵심 인사가 참석했다.
JTBC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2일 또 다른 참석자인 최병옥 안보실 국방비서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마찬가지로 회의에 참여했던 김철진 국방부 군사보좌관도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결심지원실에 20분가량 머문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회 법령집'을 가져오라 해 살펴본 뒤, 김 전 장관과 박 전 사령관 등만 남기고 회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의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확인 중인데 박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의 침묵이 길었다"는 취지로만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4일 새벽 1시 1분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되고 2시간이 지난 새벽 3시에 충남 육군본부에선 장성을 비롯해 고위 간부 수십 명을 태운 버스가 서울로 출발했다가 30분 만에 다시 돌아갔다. 이것이 바로 윤 대통령 등 핵심 인물들이 2차 계엄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JTBC는 검찰이 지난 주 육군본부를 방문해 버스 운전기사와 탑승자들을 상대로 현장 조사도 벌이면서 '2차 계엄 시도'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내란 혐의를 부인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지만 그와 반대되는 물증은 계속 쌓여 가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며 대국민선동까지 벌이고 있으니 이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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