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통해 '홍준표 복당' 추진 정황

숱한 증거에도 명태균과 관계 부정하고 있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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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뉴스타파가 명태균이 지난 2021년 지상욱 전 여의도연구원장을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당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추진한 정황을 확인해 보도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명태균이 지상욱 전 원장에게 오세훈 여론조사'를 10여 차례 전달하고, 후보 단일화에도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보도했는데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의혹에 지상욱 전 여의도연구원장이 핵심 키맨으로 떠올랐다. 

뉴스타파는 2024년 11월 21일 결재된 검찰 수사보고서를 확보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5월 11일 지 전 원장이 불상의 사진파일 2장을 명태균에게 보내며 "이렇게 가면 서로 갈라서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태균은 "내일 홍준표 의원 측근과 위원장님 찾아 뵐 계획입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위원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칭하는데 명태균과 지 전 원장이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기 전날인 5월 10일은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홍 시장이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고 선언했던 날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해 "위 대화 내용에 비춰 지상욱이 전송한 사진은 홍준표의 복당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수사보고서에 적었다. 검찰 수사보고서는 홍준표 시장의 주장과 달리, 명태균이 홍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홍 시장은 자신의 복당 추진 배경에 대해 "(직전 지도부에)내가 개인적 악연이 있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고향에서 정치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이유로 미래통합당 공관위에 자신의 고향이 포함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홍준표 정도 되는 거물이 그런 양지에 가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수도권 험지에 나갈 것을 강권했다. 총선 이후 홍 시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공관위가 강권한 지역구는 보수 정당 최악의 사지 중 1곳으로 불리는 서울 구로구 을이었다고 한다.

이후 홍 시장은 한 발 물러서서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었던 경남 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이번에도 컷오프됐고 결국 이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 이후로도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로 지칭하며 강하게 반발하며 곧바로 복당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이후 홍 시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사퇴(2021년 4월)하고,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2021년 6월)되기 한 달 전에 복당을 신청했는데, 그 사이 기간인 2021년 5월에 명태균이 홍준표 복당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정황이 카카오톡 대화에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아울러 그가 홍 시장과 지 원장의 만남을 추진한 정황도 확인됐다.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대화가 담긴 2024년 11월 21일자 검찰 수사보고서.(사진=뉴스타파)

2021년 5월 16일 지 원장이 <나경원, 당대표 출마할 듯…여의도 캠프 사무실 재계약>, <홍준표 '뻐꾸기 정치 하지 말라'…복당반대파 향해 연일 공세>기사를 공유하자, 명태균은 "홍 대표 쪽은 내일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일주일 후 명태균은 "원장님 홍 대표님께서 월요일 약속을 수요일로 늦추고 싶으시다는데요 괜찮을까요?"라고 물었고 지 원장은 "그리합시다. 수요일로 하지 말고 일단 미룹시다"라고 답변했다. 뉴스타파는 "이와 같은 명태균의 카톡 발언은 당시 명 씨가 홍준표 시장과 직접 연락하며 '복당' 전략을 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명태균의 홍준표 복당 추진이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있다. 명태균과 지 원장이 홍 시장 복당에 대해 대화를 나눈 시점은 두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여론조사 결과·경선 관련 보도를 수시로 공유하며 이 의원의 당대표 선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때였기 때문이다.

홍 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위해 다방면으로 공을 들였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명태균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상권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 시장이 아들의 친구인 최모 씨를 통해 명태균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유한 명태균과 지인의 2021년 10월 28일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6월경 자신이 홍 시장과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 복당'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홍 시장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지 14일 만인 2021년 6월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명태균은 5월 11일 "경남.대구 표가 중요합니다", 5월 16일 "나 대표가 나오면 전술을 좀 수정할 생각이다. 계속 체크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뉴스타파는 "이는 홍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이준석 당대표가 될 경우 홍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는 정치적인 '거래'를 의심케 한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사흘 뒤인 24일에도 명태균이 지인과 통화에서 자신이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 홍 시장의 복당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홍 시장이 "하루에 5번씩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명태균의 위와 같은 발언은 검찰 수사보고서에 등장한 '명태균-지상욱' 카카오톡 내용과도 거의 일치한다. 검찰도 두 사람의 대화를 토대로 명 씨가 '홍준표 복당'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그리고 여기에 검찰의 판단까지 종합하면, 명태균의 '홍준표 복당' 관련 주장은 뒤늦게 지어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뉴스타파는 홍 시장에게 명태균을 통한 국민의힘 복당 시도, 지 전 원장과의 만남 추진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홍준표 시장은 여전히 명태균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뉴스타파 측 취재 요구에는 불응하면서 페이스북으로는 "언론이 거짓 공작을 체크 하지도 않고 퍼 나르면 그건 언론이 아니고 찌라시에 불과 합니다. 김대업의 병풍 공작때도 그랬지요. 앞으로 매일 매일 명태균 사깃꾼 일당과 민주당의 거짓공작은 해명할 필요없이 건건마다 사법적으로만 대응 합니다. 가짜 인생에 놀아나는 대한민국 입니다"고 했다.

그러나 반론을 제시할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응하지 않은 건 홍 시장 본인이다. 언론사는 상대 측에 반론 기회를 부여해도 불응하면 "반론을 할 의사가 없다"고 간주하고 기사를 내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페이스북에서만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사법적 대응' 만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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