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최근 박세현 특수본이 이른바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을 9명 무더기로 추가 기소하면서, 그 명분은 마치 “정의의 칼을 쥐고, 불의와 단절하겠다”는 듯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작 쿠데타의 실질적 기획자·본질적 기여자들에 대한 처벌은 터무니없이 축소한 반면, 하위 지휘관·부하들을 “내란중요임무종사”로 몰아가는 이른바 ‘머릿수 채우기’ 기소로 여론을 호도하는 모양새다.
이것이야말로 정의를 앞세워 정치적 목적을 ‘적당히’ 관철하려는 기만적 수사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 본질은 군 조직이 무력을 동원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군사쿠데타 성격을 띤다. 그렇다면 군형법상의 반란죄이고, 실제 밝혀진 “내란목적살인 음모·예비” 혹은 “외환의 죄” 적용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마땅하다.
헌데 현실은 어떠한가. 윤석열과 결탁한 핵심 인사인 김용현·노상원 등은 “군사작전의 실질적 기획자”, 즉 윤석열과 같은 “우도머리의 형”으로 처벌이 가능였음에도 불구하고, ‘공모공동정범’ 법리에 따른 엄중 책임을 피하고 있다. 형법 제87조 내란죄만 붙이면서도, 군 지휘체계 내부에서 기획을 집행하고 정치인·언론인·판사 살해 계획까지 논의과 평양 무인기 사건한 중대한 증거들은 슬그머니 눈감아준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하급 지휘관이나 부하는 명백히 위법한 지시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수동적으로 대기·물자 준비 정도에 그친 사례가 많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기획·지휘·실행’하여 본질적 기여를 한 인물만이 공모공동정범에 해당할 수 있는데, 특수본은 이런 법리 적용에 아예 눈을 감고 있다. 책임원칙을 무시한 무더기 “지시한 자”와 “지시받은 자”를 같은 중요임무종사자 기소로 인해, 오히려 “정말 책임져야 할 자는 보호해주고, 말단 지휘관만 희생양 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는 이유다.
특히 “정의의 칼을 휘두르겠다”는 허울 좋은 구호 아래 정치적 타이밍을 노려 기소 발표를 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가 중대범죄를 조사하는 수사기관이라면,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준수해 가담 행위의 경중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 핵심 기획자와 본질적 기여자 김용현·노상원에 대해서는 ‘공모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하여 윤석열과 함께 “우두머리의 형”으로 처벌받도록 하고, 하부 군지휘관·부하의 복종행위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묻되 중요임무종사인가 여부는 신중히 살펴 과잉처벌은 지양하는 것이야말로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이다.
결국 현재 수사는 군사쿠데타의 심각성을 “내란” 한 단어로 가볍게 봉합하면서, 눈속임 기소로 국민을 호도하려는 정치적 연출에 가깝다. 오만한 검찰권 남용이 역사적 진실을 가리고, 올바른 법 적용을 왜곡한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박세현 특수본은 ‘정의의 칼’을 쥔 척하면서 그 칼날을 거꾸로 들고 휘두르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진정으로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한다면, 본질적 범죄 요소를 누락한 어정쩡한 기소가 아닌, 책임원칙에 입각해 “쿠데타 실질 기획자”와 “단순 복종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정직한 수사로 국민 앞에 당당히 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의 해체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